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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살빼는 약 먹으면 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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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병원 명동점의 원장실에 앉아 있으면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보입니다. 당시 초등학교 앞에는 항상 '뽑기 아주머니'와 '번데기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뽑기'야 제 나이와 비슷한 분이시라면 어린 시절 국자 한 두 번 안태워 먹어본 일 없으실 거고, 학교 앞에서 '뻔~'하고 외치기만 하는 '번데기 아저씨' 앞에는 10원짜리 번데기를 깔대기 모양의 신문지 봉지에 담아 먹기 위해서 코 묻은 아이들이 와글와글 했었지요.

헌데 어느 날 농약이 묻은 번데기를 먹은 초등학생 하나가 사망했던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후 '번데기 아저씨'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전국 노점상 연합회 등에서 데모도 하고, 언론중재도 신청하면서 '한가지 사건으로 모든 번데기 아저씨들을 폄하하지 말라'고 항의 했겠지만 당시야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이었으니까 그냥 그렇게 학교 앞에서 번데기 아저씨는 사라졌었습니다.

사실 전 '번데기 아저씨'를 별로 안 좋아했었습니다. 당시 뱅글 뱅글 돌아가는 회전판에 10원 내고 화살을 던져서 뽑히면 100원도 주고, '꽝' 나오면 번데기 몇 개 받고 돌아가야 되는 'Wheel of fortune' 이 있었습니다. 어느 운수 좋은 날 제가 100원을 맞추었는데 '금'에 닿았다고 아저씨가 우겨서 내심 꽁해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 사라져서 제가 마음속으로 미워했던 일 때문에 그렇지 않나 하는 걱정을 어린 마음에 했었습니다. 그런 불량식품들 속에서 제가 자랐지만 지금껏 별 문제가 없는 것 보면 참 다행입니다.

그러고 보니, 최초의 비만 치료제가 '식용색소'였었던 사실을 아시는 분이 그리 많지 않으실 겁니다. 2,3-DNP라는 약품으로 지금 개념으로는 '황색 식용색소'였습니다. 당시부터 '빵'이 공장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노란색이 많이 있는 빵이 '달걀이 듬뿍 들어가서 영양이 많아 보이는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개발되었던 색소였습니다.

그런데 이 공장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체중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되면서, '살 빼는 약'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체온이 40도를 넘게 올라가는 부작용이 일어나서 사망하는 사람도 있었고, 백내장, 신경손상 등의 문제로 인해서 불과 4년 만에 식용으로 사용이 금지되게 됩니다. 이후 제초제와 살충제로 사용되다가 90년대에 들어서서 그나마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하여 미국 환경청에서 완전 사용금지가 되었습니다.

사실 2,3-DNP 말고도 '비만 치료제'에 대한 역사는 참담합니다. 이후 비만 치료제로 사용된 약 중에서도, 지금은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는 '암페타민', 폐성고혈압을 일으켜서 사용 금지된 '펜플루라민'등의 약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분들도 '약'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분들이 많아서 '살 빼는 약 먹으면 죽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되도록 '약'을 쓰지 않고 체중 감량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노력으로 안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한 예전과 달리 최근 약물의 개발 및 판매에는 엄청난 정부의 개입이 있습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약물에 대한 승인을 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은 적절하게 사용하기만 한다면 안전한 비만 치료제들도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물론 먹기만 하면 쭉쭉 살이 빠지는 마법의 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개발된 안전한 비만 치료제들을 잘 이용하기만 한다면 혼자서 가기 힘든 길을 조금 더 쉽게 가도록 도와드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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