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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이 기다려지는 이유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부시정권 7년, 미국인들은 뭘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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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불법체류자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이 운전면허증을 딸수 있도록 법을 바꾸려다 포기하고 말았다.
민주당원인 스피처 주지사는 지난 9월, 불법이민자들의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위험성을 낮추고, 불법 이민자들을 양지로 끌어내자며 이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뉴욕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반대와 논란이 일었다.

스피처는 항공기 탑승이나 해외출국 등을 위한 신분증명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별도의 면허를 주자면 어떻겠느냐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불법이민자 면허'를 누가 갖고 다니겠느냐며 회의론이 나오는 바람에 아예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차 몰 줄 아는 사람한테 운전면허 내주는걸 가지고 뭘 그리 딱딱하게 굴까. 차 없이는 슈퍼마켓도 못가는 미국에서 면허증은 생존필수품이다. 또 주민등록증이 따로 없기 때문에 단순한 면허가 아니라 신분을 증명해주는 유일한 '쯩'이다. 그래서 미국에 처음 온 외국인들이 적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운전면허 취득이다. 미국 사회의 관료성과 폐쇄성을 실감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자 역시 면허를 새로 발급 받으면서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사회보장번호, 여권, 거주증명, 신용카드 등 종류별로 점수가 매겨진 서류들을 마련해 면허취득 가능 점수인 '6점(Six point)'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가 않다. 갖가지 이유로 퇴짜를 맞고 교통국(DMV)에 4번째 찾아가서야 면허를 받을수 있었다.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직원들에게 언성이라도 높였다간 끌려나갈수도 있고, 아예 운전면허 따는 게 물건너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성질 죽일 수밖에 없다.

신분에 별 문제가 없어도 이런데 하물며 불법체류자들이 면허를 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면허 운전이 횡행한다. 스피처 주지사의 제안은 이런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이었지만 미국인들의 반대는 의외로 거셌다.

가장 먹혀들어간 반대논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손쉽게 차를 갖게 되면 우리의 안전을 어떻게 지키느냐"는 것이었다. 운전면허 없다고 테러 못할 리 없으련만 '테러'라는 말만 들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미국인들에게 '안보(Security)'는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매직워드가 됐다.

점점 높아져 가는 미국사회의 벽이 운전면허뿐일리가 없다. 사회보장번호(주민등록번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새로 입국했으니 모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공무원에게 "10년전 부여된 번호가 컴퓨터에 입력이 돼 있을테니 한번만 조회해 보라"고 이야기해 봤지만 먹히질 않는다.
"10년전? '9.11 이전과 지금은 딴 세상"이라는 말 한마디로 끝이다.

어딜 가도 보안검색대 앞에 늘어선 줄, 엄청나게 걸리는 시간, 갖가지 첨단 보안장비를 만들어내고 인력을 투입하는 데 들어가는 돈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돈도 돈이지만, 인권의식이 희박해지고, '레드 테이프'는 길어지고, 권위주의는 견고해지면서 사회를 병들게 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커져간다. 더불어 이방인들은 더욱 살기 고달픈 나라가 돼 가고 있다.

전쟁과 안보논리로 지탱해온 부시정권 7년, 미국인들이 뭘 좀 느끼긴 했는지...싱거운 한국 대선보다 아직 1년 가까이나 남은 미 대통령 선거일이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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