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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리,현대차 장관은 왜 안되나"

[이백규氣Up]이경숙 손병두총장의 한계..박력있는 ceo인사를

이백규의氣UP 머니투데이 이백규 산업부장 |입력 : 2008.01.07 13:08|조회 : 16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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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리,현대차 장관은 왜 안되나"
DJ정부 시절 삼성 구조본 사람들이 청와대를 접수한다면 어찌 될까를 상상해 본적이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재벌 구조본부 인사들로 경제부처(청와대와 행정부) 진용을 짜고 그들의 목표점으로 수익극대화 대신 시화연풍을 입력해 놓으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를 생각해본다. 당위적 목표에 합리와 효율의 실용적 프로세스가 결합되면 '7% 경제성장'과 선진화도 어렵지 않으리라.

기업인 중심 정부 구성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여년전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다국적 건설회사 벡텔의 CEO 조지 슐츠을 국무장관에 전격 기용, 레이건노믹스를 주도케했다.

정권 출범시 벡텔 사람은 여섯명이 기용됐고 정권 내내 장관만 5명을 배출했다.당시 국방장관 캐스퍼 와인버거도 벡텔 변호사 출신이다. 그 결과 지미 카터 민주당 정부 아래 황폐화된 미국 경제는 부활했고 건전한 보수 중류층은 재건돼 강력한 미국의 재탄생을 이뤄냈다.

기업인 장관 전통은 이어져 다국적 제약회사 회장 럼스펠트는 국방장관이 돼 이라크 전쟁을 지휘했고 재무장관은 로버트 루빈을 비롯한 골드만 삭스 인사들이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삼성 출신 부총리에 현대차 산자장관, 미래에셋 재무 장관, SK 출신 기획예산 장관, LG출신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진용을 짠다면?

아마 정경유착 정부이니 재벌의 앞잡이니 난리가 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촉진에 그 이상 나은 대안이 있을까. 이들은 시장을 알고 소비자 심리를 꿰뚫고 있고 국민이든 소비자든 상대를 자기편으로 만들 전략과 전술도 훌륭히 구사할지 알고 그래서 CEO가 됐다.

그러나 현실은?

20여년전 미국에서 이미 성공했던 기업인 관료 모델은 관심권 밖이고 대학총장들이 개혁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처럼 마을 훈장이 촌장을 한다고 잘 안된다는 논리는 성립이 되질 않겠지만 개혁의 깃발을 치켜올린 총장들 면면을 보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인사들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은 숙명여대를 캠퍼스 부지 2배, 강의실 연면적 3배 늘리고 캠퍼스내에 건물을 21개나 새로 지었다. 발전기금도 1,000억원 모금했다. 그래서 '토목건축 총장'이란 별명이 따라 다닌다.

그러나 숙대가 이대를 추월했다든지 중앙대나 성균관대보다 졸업생들이 취업이 잘 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질보다 양을 우선시하는 건설사 CEO출신 당선인과 코드가 맞을른지는 모르겠다.

대학개혁의 중책을 맡은 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전경련 부회장 시절 많은 공적을 남겼지만 기업측으로부터는 권위주의의 전형으로 비판받아 온 인사이다. 취임준비위원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학교를 레벨 업시켰다는 기사도 본적이 없다.

설사 이들이 CEO총장으로 이름을 날렸다해도 우리 현실에서 유능한 대학총장이란 발전기금 명목으로 기업과 동문으로부터 협찬금을 많이 받아낸 속칭 '앵벌이'를 의미한다.

정치인은 식상하고 기업인은 정경유착의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라 궁여지책으로 대학총장들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형국이지만 어렵게 학창 생활 보낸 당선인의 '고학 컴플렉스'와도 무관치는 않으리라.

미국의 관료사회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초기엔 직업정치인 대학교수 출신이 주류를 이루다가 경제가 커지면서 기업인 출신이 대거 진출한다. 학자들 주장대로 자본주의로 가기 위해선 꼭 봉건주의를 거쳐야 하는게 아니듯 인재풀로 대학교수출신은 꼭 거쳐야할 단계는 아니다. 길이 있으면 그냥 가면되는 것이다.

재경부 출신의 S그룹 L사장, 산자부 출신의 또다른 S그룹 J사장 등은 실력이나 인품에서 역대 어느 장관보다 나으면 낫지 빠지지 않는다.

진보파 10년에 절망해 공직사회를 탈출, 기업에 합류한 다음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는 서기관, 부이사관 출신의 기라성같은 사오십대도 수십명에 이른다. 이 숨은 젊은 인재들도 장관직을 해낼 수 있겠지만 장관과 호흡을 맞출 차관, 차관보 급에 적격이라 할 수 있겠다.

관 경험이 없다는 리스크는 있지만 금융과 실물을 오고간 대우증권 출신의 D그룹 K사장, H그룹 P사장도 주목할 만하다. 재계 금융계 로펌을 둘러보면 숨은 인재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은행장 출신들은 대체로 권위주의적이고 군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출범기 당시 청와대 한 실세는 "동무들! 이제 우리들 세상이 왔습니다. 힘을 합합시다. 연대해 새세상을 만듭시다"라는 e메일을 돌렸고 필자는 이에 충격을 받아 '청와대 386'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이젠 운동권 경력이 훈장이던 시절은 끝났다. 대학교수 우대 관행도 사라질 때가 됐다. 전시형 외화내빈 대학총장은 그만 등용하자.

앞으론 기업인 시대가 와야 한다. 학력과 경력은 화려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인정받고 품격도 갖춘 일잘할 실사구시형 인재 발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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