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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억만장자의 꿈

정보사회...'창조적 자본주의'의 뜻을 되새긴다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8.02.1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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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 미국의 한 억만장자는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기술발전은 결과물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있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뿐이다...위대한 진보(great advances)는 불평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부유한 사람들이 더 가난한 사람들을 섬길 수 있는 자본주의 관점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세계 수많은 부호들을 향해 당당하게 '부(富)의 재분배'를 외쳤던 이 사람은, 다름 아닌 미국 최고의 갑부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이다. 게이츠 회장은 자신이 주창한 새로운 자본주의 관점을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라고 했다. '창조적 자본주의'의 핵심은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들이 힘을 모아 세상의 불평등을 완화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그늘 아래 30년 넘게 기업인으로 활동하면서 무려 590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모은 그가 '창조적 자본주의'를 외치는 것을 보고 '위선'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진보적 첨단기술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어느 미래학자보다 미래를 꿰뚫은 혜안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메시지는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흔히 21세기를 '정보사회'라고 말한다. 정보사회는 단순히 기술의 힘을 빌어 일손을 더는 차원을 넘어선다. 가정과 기업, 학교, 병원 등 내가 발을 내딛고 있는 사회 곳곳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사회는 '소통'을 한다.

그러나 공짜는 없다. PC를 구입해야 하고,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해야 한다. 휴대폰을 사서 이동전화에도 가입해야 네트워크로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출 수 있다. 기업들도 점차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정보사회에 알맞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패턴을 전환하고 있고, 학교도 병원도 심지어 슈퍼마켓도 '소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가계통신비 부담이 증가한 원인도 따지고보면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1가구 1PC 시대' '1인 1휴대폰 시대'에 접어든 우리가 치뤄야 할 경제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빌 게이츠의 말처럼 이것 역시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은 정보사회의 소외계층으로 전락하고 만다. 다시 말하면, 기술진보는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이로 인해 엄청난 사회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 정보사회가 진전되면 될수록 이런 사회 부조화는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이런 부조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새 정부도 정치권도 시민단체도 생색낼 수 있는 '통신요금 인하'에만 매달릴 뿐, 정보격차같은 정보사회 역기능 해결방안을 찾는데 뒷짐이다.

일부 통신업체들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정보격차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새발의 피'다. KT와 SK텔레콤의 사회공헌 비용은 기껏해야 한해 1000억원에 불과하다. 이것 역시 기업 이미지 개선 차원의 활동이고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공헌이라고 볼 수 없다. 그나마 이런 활동을 하는 기업의 수도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이 많다고 무턱대고 '요금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접근방식은 오히려 기업의 자발적 사회환원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이보다는 사회에서 거둔 기업의 수익을 소외계층에게 환원하는 것을 당연한 기업활동으로 받아들일 때 자본주의는 더 성숙해진다.

누구보다 먼저 정보사회 도래를 예견한 빌 게이츠. 그는 누구보다 빨리 정보사회 역기능도 간파했을 것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부의 재분배'를 강조한다.

이미 정보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도 이 억만장자의 주장을 한번쯤 귀기울여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새로운 꿈을 향한 그의 도전은 결국 우리 사회도 언젠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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