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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내몸의 반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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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가 무너졌습니다.

저희 병원 명동점에서 퇴근할 때 자주 보게 되던 숭례문이 방화로 무너져버렸습니다. 참 이상한 것은 평상시 지나 다닐 때는 숭례문이 그곳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일이 많았는데 사라지고 나니까 그 빈 곳이 왜 이리 휑한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그 이유가 자신의 토지 보상금에 대한 불만 때문에 70세의 노인이 저지른 일이라고 하니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런 불만의 표출치고는 잃은 것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문화나 예술 작품에 대한 훼손 및 파괴행위를 5세기경 민족의 대이동 당시 반달족들의 무자비한 파괴 행위에 빗대어 반달리즘(vandalism)이라고 자주 일컫습니다만, 이 경우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무지'로 인해 일어나는 경우를 주로 말하기 때문에 과연 이 사건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생각은 좀 해봐야 겠습니다.

토지 보상금에 대한 억울함과 불만으로 숭례문에 불을 질렀다는 피의자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는 환자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직장 상사가 바뀌었는데 너무 들볶아서 짜증나서 막 먹게 되었어요', '학기말 시험인데 공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먹게 되네요' 등의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홧김에 짜증나서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게 되고, 다이어트 결심도 잊어버리고 마구 먹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최근 스트레스와 비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 스트레스 정도와 비만 정도가 비례한다는 말도 많이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정작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을까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환경은 변화되고, 항상 맘 편하게 산다는 것이 득도한 고승이 아니고서야 가능하지 않은 일이지 않습니까.

뭔가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 라는 이야기 핑계로 마구 폭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날 얼굴도 붓고, 손 발도 부은 상태가 되면 어제의 일이 후회되고 그 전까지 열심히 한 것도 다 수포가 된 것 같고, 자기 자신은 왠지 별 가치 없는 존재 같은 느낌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어 또 한 번의 폭식을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 몸과 마음이야 말로 우리에게는 가장 가치 있는 '국보 1호'입니다. 그런 보물을 짜증난다는 이유로 마구 혹사한다면, 토지 보상금에 불만이 있어서 숭례문에 불을 지른 사람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그렇게 보면,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환경이 좋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 보다는 힘든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가를 살펴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내 몸 안에도 내 자신을 향한 vandalism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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