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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998년, 미국 2008년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8.03.03 15:12|조회 : 9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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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이곳 뉴저지주와 뉴욕주를 잇는 조지 워싱턴 브릿지 통행료가 이전의 6달러에서 8달러로 무려 33% 올랐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표시판은 3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100달러 가지고 대형 할인매장에 가도 카트 하나 채우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친다.
은행은 돈줄을 점점 죄면서 어지간한 신용으로는 돈 빌리기 힘들게 됐다.

한때 지난해 집값의 9%밖에 안되는 다운페이먼트를 내고 '마이 홈'대열에 합류했던 미국인들 가운데는 모기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아예 다시 집을 은행에 넘겨줘 버리고 전세족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인들은 표나게 초라해진 달러가치에 달라진 세상을 실감하고 있다. 유럽여행사들은 몇달뒤에 떠날 유럽 여행상품을 예약 판매할때 가격을 달러가 아닌 유로로 계약하고 있다. 타지마할 같은 국제적 관광지에서 달러를 받지 않겠다고 하고, 서울 남대문 뒷골목에서도 암달러상을 암 위안화상이 대신한지 오래다.

금융권의 실적악화→신용경색→기업 구조조정 →고용축소→ 가계위축의 단계를 거쳐 금융충격이 실제 가계로 이어지기까지는 보통 6개월 이상 걸린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터졌을때만해도 내 일로 생각한 미국인은 많지 않았다.
신문에서 보던 일이 자기 일이 돼 버린다는걸 우리는 이미 10년전 1998년에 배웠다.

은행이 문을 닫고, 기업들은 감원에 나서고, 화폐가치는 1년여사이에 15%이상 떨어지고 , 정부는 연일 '대책'마련에 나서고…
"이게 'IMF사태'지 뭡니까" 한 재미 한국 금융기관 대표의 말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치고 있으니, 미국인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옅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우리의 'IMF시대'에는 이런 고통의 얼굴 말고도 또 다른 모습이 있다.
농반진반 "한번만 더 IMF가 왔으면 좋겠다"고 하던 말들을 기억한다. IMF시대때 제대로 돈 쓰는 대접을 받았던 사람들, IMF가 가져온 환경변화를 이용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부류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다음에는 나도...'를 되씹던 이들이다. IMF는 신 부유층을 낳고 양극화를 가속화시켰다.

휘청이는 미국 경제 역시 다르지 않다.
큰손들에겐 "같은 돈을 써도 대접을 제대로 받는 세상"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강남8학군이라 불리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서는 1년전 160만달러에 분양됐던 타운하우스가 130만달러로 떨어졌다. 원매자들이 주도권을 갖는 전형적인 '바이어스(buyer's) 마켓'의 양상이다.
경기침체에 몰린 기업들은 날이면 날마다 제품을 바겐세일하고, 기업 자체도 헐값으로 거리에 나온다.

싱가포르 중국 아랍 등(심지어 한국까지) 세계의 국부펀드가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미국은 거대한 '장터'가 되고 있다.
워렌 버핏, 빌 그로스, 윌버 로스 같은 거물들은 서브프라임 충격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권이 더 비틀거려서 값이 내려가기를 기다리다가 이제 슬슬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주말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잔치는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똑같이 흥청대던 버블의 잔치가 끝났다는 말이다. 대신 이제 큰손들만의 잔치, 훨씬 큰 판이 벌어지고 있다. 누구보다 버핏이 잘 알고 있다.

몇 년뒤, 미국인들과 세상사람들은 "그때여 다시한번"을 외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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