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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백은 만나서 직접 하라

[성공학 위한 협상학]중요한 협상은 메일·전화로 해선 안돼

성공을 위한 협상학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 2008.03.21 12:51|조회 : 1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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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도대체 왜 답장을 안 해 주는 거야?”
 
남자는 얼굴이 심하게 상한 채로 그러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저 쪽에서 다가오는 여자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한층 높아가지만 남자는 도대체 그런 소리는 안중에도 없다.

“내가 싫다면 거절하면 될 거 아니야. No라고 하면 될 텐데 왜 아무 답변도 안 해주는 거야?”
 
나중에 자초지종을 안즉 사연은 이렇다. 오랫동안 여자를 사랑하던 이 남자, 차마 만나서 사랑의 고백을 하지 못하고 하필이면 이메일로 사랑의 고백을 했다. 그리고서는 1주일 동안 상대방의 답변을 기다렸는데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러니 스스로 이 생각 저 생각을 한 끝에 자포자기에 빠져 상대방에게 화를 낸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여자는 남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럴 수가?
 
만나서 하라. 사랑의 고백은 반드시 만나서 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중요한 말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만나서 해야 하고, 중요한 협상일수록 전자 기기를 이용하지 말고 만나서 해야 한다.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협상을 할 때 자신이 하는 ‘말’ 만으로 상대방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다.

말과 말 사이에 숨어있는 다양한 자세와 얼굴 모양, 몸짓이 ‘말’ 이상의 것을 전달한다. 상대방이 보여주는 반응 역시 단순히 ‘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 중요한 일일수록 전화, 팩스, 이메일을 사용하지 말고 직접 찾아가라.

모두 다 알고 있다. 전화로 상대방을 연결해 이것저것 시시콜콜한 일을 의논할 수 있을지라도 글로벌 기업의 CEO는 중요한 일인 경우 반드시 상대방을 찾아간다. 상대방이 외국에 있으면 전세기를 이용해서라도 하늘을 건너 찾아간다.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상대방과 와인 잔을 마주치면서, 가끔씩 상대방의 어깨를 툭 치는 작은 몸짓 하나를 통해 ‘말’ 이상의 것을 전해줄 수 있고, 또 그 이상의 것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이메일은 협상의 도구로서 좋지 못한 것일까? 지금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상대방이 내 이메일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메일 서버에 따라서는 이런 소프트웨어가 기능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상대방의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당연히’ 상대방이 이메일을 받았으리라는 가정 하에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킨다. 그리고선 자신의 생각의 함정에 빠진다. 사랑의 고백을 한 남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메일을 보낸 뒤 시간이 경과할수록 이 남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이 변한다.

‘지금 쯤 깊이 생각하고 있겠지’(하루 뒤). ‘빨리 답장을 해 주면 좋겠는데 - - 하지만 조금 생각을 할 시간을 주어야지’ (이틀 뒤). ‘너무 오래 생각을 하는데. 빨리 답장을 주면 좋겠는데’ (사흘 뒤). ‘아니 사람을 뭘로 알고 아직까지 답장도 안 주나. 아니다 참고 기다려야지’(나흘 뒤). ‘이거 진짜 사람을 뭘로 알고 아직 답장도 안 해주나’ (닷새 뒤). ‘안되겠다. 직접 만나서 따져야지’(일주일 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 여인은 이메일을 받지도 못했다.
 
그러니 이메일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리거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특정 사항을 공지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답변을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밝힐 때 (예컨대, 이임사, 취임사가 이런 예에 속한다)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팩스는 아직도 중요한 의사 전달수단이다.

하지만, 기업의 협상과정에서 팩스가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팩스가 사용된다 해도 그것은 실제 협상과정에서 ‘마땅히 가져와야 할 중요한 사항을 놓치고 가져오지 않았을 경우’ 본사로부터 그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용하거나, 아니면 이메일이 사용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을 때 팩스를 사용한다.
 
가장 의견의 일치를 보기 어려운 것이 전화다. 전화협상?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전화로 협상을 한다는 것은 일견 실용적이고 효율적이고 산뜻하기까지 하다. CEO 등 최고의사결정자일수록 자신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강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전화로 보고하고 시간을 아끼라고 한다.

잘 새겨들어야 한다. 전화는 ‘보고’하고 상대방에게 알리는데, 그리고 그 알리는 정보에 대하여 짧은 의견을 듣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중요한 사항을 의논하기 위하여, 협상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말 이외’의 것이 더 중요한 경우 반드시 만나서 의논해야 한다.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일 경우 상대방을 백악관으로 오게 하고, 정말 정말 중요한 일일 경우에는 상대방을 백악관 대신 자신의 산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오게 한다.

그리고 정말 다 아는 일이지만, 아무리 마음 약한 남자라도 사랑의 고백은 만나서 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협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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