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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땐 '쿨(cool)'하지 않아도 된다

[패션으로 본 세상]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8.03.24 12:41|조회 : 1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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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땐 '쿨(cool)'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젊은 층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는 '쿨'한 사람이다. 쿨한 사람은 누가 짜증을 부려도 유쾌히 받아넘긴다.

그는 매사에 오버하거나 흥분함이 없다. 누군가 극도로 흥분해 있는 것을 볼라치면, 그는 '이봐, 그렇게 열내지 마' 라는 센스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어찌보면 쿨한 사람들의 모습은 넉넉해보인다. 사실 누군가 자기에게 실수를 해도 이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이런 사람들은 집착이라든가, 흥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 그런 생각이 든다. 젊었을 때조차 집착과 흥분을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나이가 사십이 되고 오십이 되었을 때, 그가 과연 얄팍한 넉넉함이 아닌 속깊은 관용이라는 것을 얻게 될 수 있을까.

때때로 집착은 열정에서 비롯된다. 깊이 믿어왔던 가치 같은 것들은 쉽게 버릴 수 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왔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쏟았던 믿음만큼 우리는 집착을 경험한다. 버릴 수 없는 가치를 붙들고 한번 싸워보는 것이다.

대부분 이런 경험들은 좌절을 가져오지만, 믿음과 집착과 좌절이라는 과정이 주는 폭넓은 감정의 경험은 또다른 귀중한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누군가의 믿음을 소중히 여기고, 누군가의 집착을 받아주고, 누군가의 좌절에 연민을 느낄 수 있는 것, 바로 진짜 관용말이다.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이 참으로 그리운 시대이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잊어버리기를 택하는 사람들 말고, 남의 이야기이지만 공감(sympathy)를 가지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바라는 건 이제 너무 큰 욕심이 되어버렸다.

가끔 지나치게 쿨한 친구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순간에도 저렇게 태연한지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전에 데리고 있었던 한 직원은 시간관념이라는 것이 없었다. 금요일 퇴근 전까지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자료는 언제나 월요일 오후에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

스케줄에 대해 다그치면, 그 친구는 흥미롭게도 반성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술술 늘어놓았다. 어차피 주말이나 새벽에는 접속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월요일 저녁에나 되어야 사람들이 접속을 시작하니 그리 빡빡하게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이다.

이런 친구들은 지각도 쉽게 한다. 어차피 9시 출근이어도 커피마시고 하다보면 일은 9시 반정도 시작하니 10분 20분이 무엇이 중요하냐는 식이다. 이런 저런 논리를 펴고는 있지만 결론적으로 그의 논지는 하나다. '이봐, 너무 그러지 좀 마'라는 시답잖은 어리광이다.

정말로 황당한 순간은 회의나 토론 때다. 토론이란 하나의 생각으로 팀의 의견을 모으는 것인데 이들은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지를 못한다. 자신의 생각을 확신한다거나, 자신의 생각을 검증해보기 위해 남과 부딪혀본 경험이 이들에겐 전무하다.

그러니 쿨할 수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핫(hot)할 수 있는 배경이 빈약한 사람들에게 열정을 지니는 것이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이런 사람들은 종종 토론에서 '너는 그렇게 생각해라,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의 개인주의적 결론을 지으려 한다.

이들은 부딪힘이 무섭고, 드러남이 무섭다. 너무 쿨하게 사느라 그런 것들을 안해봐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이 무서워서 쿨하게 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은 부딪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면 그의 관심은 이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알고 싶다는 갈망에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하우스'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의미심장한 대사가 귀에 들어왔다. 병원 진단의학 팀장인 하우스에게는 잘 따지고 깐죽대는 팀원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사고를 당한 뒤, 인생의 가치관을 바꾼 듯 지극히 쿨하고 성격좋은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하우스는 그를 계속 괴롭혔다. 그가 화내는 것을 끝끝내 보려는 것처럼, 말 한마디에도 가시를 세우며 번번이 그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아무리 그래도 자기는 지금의 행복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 순간 하우스는 다음과 같은 일침을 가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 그동안 자신으로부터 받았던 괴롭힘이 참을 만한 것이라 여겨져 즐거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일을 관두라 못박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잘 참으며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것을 걸고 일에 '매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말이다.

짧은 대사지만 이 말에 깊이 공감했다. 젊었을 때야말로 뜨겁게 매달릴 수 있어야 할 때다. 톰 피터스는 '인재들은 언제나 화를 낸다'라는 표현을 썼다. 젊다면, 쿨하기 위해 많은 도전의 기회를 놓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좋은 성격과 넉넉한 모습은 따로 애쓰지 않아도 많은 삶의 경험을 통해 세월이 저절로 가져다 줄 것들이다.

어느 회사의 광고카피는 오늘도 말하고 있다.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삶에도 열정이 없는 그가 그렇게 당연히 소중할 리가 있을까?.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더 치열하게 자신부터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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