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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재오·이상득…공신들의 싸움

[제비의 여의도 편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08.03.24 12:07|조회 : 38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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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별명이 '제비'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유도 명확치 않습니다. 이름 영문 이니셜 (JB) 발음에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겹치며 탄생한 것 같다는 추측만 있을 뿐입니다. 이젠 이름보다 더 친숙합니다. 동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라면 서여의도는 정치와 권력의 본산입니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서여의도를 휘저어 재밌는 얘기가 담긴 '박씨'를 물어다 드리겠습니다.
#가히 개국 공신들간 싸움이다. 박근혜, 이재오, 이상득, 강재섭…. 싸움이 죽기 살기다.

'공천 갈등' '공천 후폭풍' 등의 말도 나오지만 이번 싸움은 명백히 '권력 투쟁'이다. 공신들간 '등급 순위'가 매겨진 게 투쟁의 발단이 됐다.

왕조 시대도 아닌 2000년대에 공신 서열이란 말이 우습긴 하다. 하지만 현실에선 엄연히 존재한다. 이전 정권에서도 그랬다. 실세에게 힘이 쏠리고 권력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린다. 어찌보면 '섭리'와 같다.

이번에는 총선이 잣대가 됐다. 각 공신들에게 사람들이 몰리고 이들은 대리전을 펼친다. 총선에 나갈 장수로 내 사람을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권력의 척도다.

자기 사람을 많이 내보낼 수 있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인사간 힘 차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다. 그 자체가 '공신 등급'이다. 향후 싸움을 할 때도 이 전력 차이는 그대로 유지된다.

싸움은 결국 '세 대결'. 100명의 장수를 거느린 쪽과 10명 남짓이 모인 쪽과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다. 총선에 들어가기 전 욕을 먹을 줄 알면서도 '전투'를 감행하는 이유다.

#이명박 정부의 공신들은 모두 자기가 일등, 아니 특급 공신이라 생각했다. 그에 합당한 '힘'을 원했다. 모든 공신들이 결과에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득 박근혜 강재섭 이재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득 박근혜 강재섭 이재오.
박근혜는 자신이 없었다면 정권 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당을 살렸고 이후 선거에서 '40대0'의 경이적인 기록을 만든 그다.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것을 정권 교체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해 "속았다"고 말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럽다.

이재오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적 희생도 감수했다.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는 내심 바랐던 지분의 10%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온갖 비판은 그에게 쏟아진다. 이재오 역시 "억울하다"고 할 만 하다.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도 어려울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한 공신이다. "이상득이 없었다면 경선 이후 등 온갖 갈등이 정리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당내 인식이다. 스스로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오해받을까봐 그냥 그대로 있을 뿐"인데 시끄럽다.

강재섭 역시 공신 반열에 있다. 당 지지율 50%에는 그의 몫이 적잖지만 형식상 그가 파이를 나눠주는 입장에 있었기에 말을 아꼈다. 그런데 모두가 불만이다. "불출마"할 만 하다. 이들 외에 현 권력의 실세로 불리는 이들도 모두 비슷한 심정이다.

#공신들은 서로에게 삐쳐있다. 감정이 지독히 상했다. 믿음이 없다. 겉으론 온갖 명분을 내걸지만 실제론 '사(私)감정'이 가장 큰 문제다.

박근혜는 이번 공천에 사적 감정이 개입됐다고 믿는다. 그래서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 이재오는 또다른 사감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명박을 밀었던 인사 중 특정 인물들이 자신을 몰아 내려한다는 의구심이 토대다. 다른 소장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이상득 역시 '사감정'을 빼놓지 않는다. 자신은 욕심이 없지만 다른 이들은 모든 차기 권력에 욕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동생을 지킬 수 있는 이는 사감정이 없는 형밖에 없다는 우애도 엿보인다.

모두 다 그럴 듯 하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점에서 '측은함'도 느껴진다. 최고권력자가 아닌 자들의 비애다.

반대편에서 투쟁하건, 한신의 길이나 장량의 길을 걷건 온전히 그들의 선택이다. 다만 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국민은 이미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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