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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와 '구세주', 박재승의 메시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08.03.28 16:33|조회 : 24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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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별명이 '제비'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유도 명확치 않습니다. 이름 영문 이니셜 (JB) 발음에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겹치며 탄생한 것 같다는 추측만 있을 뿐입니다. 이젠 이름보다 더 친숙합니다. 동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라면 서여의도는 정치와 권력의 본산입니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서여의도를 휘저어 재밌는 얘기가 담긴 '박씨'를 물어다 드리겠습니다.
#박재승은 '저승사자'로 불린다. 그는 죽음을 몰고 왔다. 통합민주당 내 인사들은 벌벌 떨었다.

'죽음의 그림자'를 본 뒤 식은땀을 흘렸고 그가 든 칼날 앞에서 몸서리를 쳤다. 박재승의 칼에는 '인정'이 없었다.

신계륜, 이상수, 이용희, 김민석, 설훈…. 이름 꽤나 알려진 야권의 전사들이 쓰러졌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는 '호소'도, 억울하다는 '절규'도 저승사자에겐 큰 의미가 없었다.

이들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애원'도 아무 소용없었다. 손학규나 박상천이 떼도 쓰고, 윽박도 질러보고, 달래도 봤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 "벽창호"란 말도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저승사자'는 원 명부에 적힌 그대로 집행했다.

#박재승은 '구세주'로 불린다. 그는 생명을 가져왔다. 통합민주당 내에 마음속으로 조용히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약한 불씨에서 희망을 봤고 그가 든 칼날 앞에서 정신을 차렸다.

박재승의 칼에는 '기준'이 있었다. 그는 데이터를 들이댔다. 과거 전력 자료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현역의원들이 행한 발언, 신문기사 등을 모조리 뒤졌다.

본회의장에서 행한 욕설, 명패를 던진 일 등도 그의 수첩에 적혀 있었다. 그 자체가 '살생부'였다. 공천 신청자에게 소신을 듣고자 거침없이 물었다. 경제를 안다는 이들에게 금리 인하를 묻는 질문은 애교에 가까웠을 정도다. 당사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박상천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표가 왜 현역의원이 있는 곳에서 공천을 받으려 하나" "대표직을 그만두고 공천을 신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모욕으로 느낀 이도 있었다.

그래도 박재승 사단은 국민의 눈높이란 자부심이 있었다. 국민들은 열광했고 그 힘은 '박재승'을 민주당의 구세주로 만들었다.
'저승사자'와 '구세주', 박재승의 메시지

#죽은 자들은 '저승사자'를 욕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구세주'를 칭송한다.

밖에 있는 이들은 억울함을 토로한다. 박재승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다. 살아남은 자들은 그가 곁에 한참 머물길 바란다. 조금이라도 박재승 효과를 누리기 위해 안달이다.

흥미롭고 재밌다. 그런데 이 모두 죽은 자들이나 살아남은 자들의 '착각'이다. 저승사자의 노림수는 몇몇 인사들의 탈락이 아니었다.

그가 죽인 것은 '계'다. 정동영의 측근 인사가 비례대표 발표 이후 손학규와 박상천을 향해 "이제 정동영계는 멸문지화를 당했다"고 했는데 이는 박재승을 향하는게 더 적합하다.

이뿐 아니라 '김근태계'도, '민주계' 등도 입지를 잃었다. 저승사자 명부에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계파'라는 구시대 잔재가 적혀 있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게 곧 '구세주'가 던지는 메시지다. 계파를 없앨 때 국민들이 환호했고 그 지점에 지지를 보냈다. 이전 계파가 없어진 자리에 '손학규계' 등이 채워지면 원점이 된다.

정치는 '패거리'를 필요로 하지만 그 '패거리'는 '계파'가 아닌 '정파'여야 한다. DJ, YS, JP 등이 2000년대에 힘을 잃은 이유도 여기 있다. 한나라당의 목표치가 200석에서 어느덧 과반까지 낮춰진 중심에도 '계파'가 있다. 이게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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