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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장세, 말은 쉬우나 실행이 어렵다"

[이윤학칼럼]금융장세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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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하에서 주가상승. 이 단계는 기업수익이 여전히 마이너스가 예상되고 주가상승 정도가 미미하다. 정책당국자는 금융과 재정 양면에서 경기대책을 발동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재할인율을 큰 폭으로 내리는 등 금융완화대책을 한층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금리를 내리더라도 일이 없으면 기업의 고용증가로 이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정부는 예산을 증액해 주택투자를 늘린다. 다리, 도로건설 등의 공공투자를 확대시킨다.

바닥진입 양상을 보이던 주식시장은 오름세로 돌아서 활황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환경은 통계적으로 봐도 아직 밝은 지표가 보이지 않고 기업수익도 감소가 예상된다."

이 글은 우라가미 구니오(浦上邦雄)가 쓴 '주식시장흐름 읽는 법'이라는 책에 나오는 금융장세의 특징을 발췌한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동안 마치 현재 경제상황과 주식시장 환경을 서술한 것으로 착각한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공공투자는 확대되지만 경기지표는 여전히 어둡다.

그런데 주가는 반등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금융장세의 특징이다. 시장일각에서는 현재 장세를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 - 주가하락국면에서의 일시적 반등)라고도 하지만 필자는 금융장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리하락이 금융장세의 핵심

글로벌 유동성은 충분히 팽창한 상태에서 유동성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전세계 통화량은(M2증가율 기준) 이미 2000년 이후 최대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지난해 9월 이후 총 300bp에 달하는 금리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가 5.25%에서 2.25%로 됐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공급한 유동성만 8000억 달러가 넘는다.

당사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금리인하 이후 통화량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시기는 금리인하 후 4~5개월 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말과 연초에 집중된 금리인하 효과가 2/4분기 중반에 가장 크게 통화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는다면 해외발 '돈의 힘'으로 움직이는 금융장세가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주요 선진국은 금리인하를 하기 시작했거나 고려중인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이 금리인하를 실시한 이후 미국은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다른 선진국은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미국과 여타 선진국간의 금리차는 달러화 약세흐름은 더욱 부추겨져서 상품시장을 자극했다.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그런데 지난주 영란은행(BOE)이 경기후퇴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차원에서 25bp 금리를 인하해 선진국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미 유럽 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했고 일본은행(BOJ)도 금리를 지난주에 동결했다.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제성장과 물가에 대한 시각의 변화이다.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신용위기가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며 당분간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금융시장의 긴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고, 실물경제에 대한 악영향이 광범위하다"고 말해 향후 정당성만 확보되면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한국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5%로 동결하였지만 한은총재가 "국외여건이 상당히 나빠지고 있으며, 앞으로 경제성장은 몇 달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 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말하기는 쉬우나 실행하기는 어렵다

이같은 한국은행의 스탠스 변화가능성에 따라 지난주 채권금리는 국고채 3년물, 5년물 모두 4.9%대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기준금리와 역전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의 반응은 다음달(5월)에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신정부와 한국은행이 정책호흡을 같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받아들인 결과로 보인다.

물론 지난 3월 생산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8.0%까지 상승하는 등 물가에 대한 압력이 적지 않다. 더구나 소비자물가가 3.9% 수준으로 정책당국의 목표범위 3.3%를 넘어선 것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물가보다 성장을 선택한 정부의 기조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추세를 한국은행이 완전히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융장세가 금리인하 혹은 금리하락추세로만 잉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리하락, 유동성증가가 금융장세의 본질인 만큼 무엇보다도 이들 변수의 변화가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통화량(M2증가율)은 2월 평잔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하여 무려 13.4%나 증가했다. 이 수준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수치이며, 3월에는 통화량 증가율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장세 초입기에는 비관적인 전망만이 쏟아지고, 경제지표들은 모두 암울하다.
그런데 경기를 부양하려는 유동성들이 선순환하면서 금융장세는 태동한다. 금융장세는 경기지표, 기업이익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라가미 구니오는 금융장세에서의 투자행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예리하게 정리했다.

"말하기는 쉬우나 실행하기는 어렵다. 금융장세에서 실제로 매입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주가는 어떤 면에서 천정에 가까워질수록 싸게 보이고,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비싸게 보인다. 주식투자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라는 정도는 누구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고 왕왕 그 반대의 행동을 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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