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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街 체육특기생'

[김준형의 뉴욕 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8.04.16 14:03|조회 : 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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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특기생으로 회사 들어왔나?'
직장인들이 상사들에게 한두번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월가에는 진짜 '체육 특기생'들이 있다.

월가의 공인 스포츠는 라크로스.
네트가 달린 라켓으로 고무공을 치며 즐기는 하키 비슷한 운동경기이다. 인디언들에서 비롯된 경기로 미국·캐나다·영국·호주 같은 지역에서 성행한다. 특히 뉴욕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나 아이비리그에서는 고급 사교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월가 투자은행(IB)에 들어가려면 대학에서 특출한 성적을 내거나, 라크로스를 잘하거나 둘중의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리먼 브라더스, 뱅크오브 아메리카 등 월가 투자은행 직원들은 회사별로 라크로스 팀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고담(뉴욕시의 별칭) 라크로스 토너먼트'를 치른다.

JP모건체이스에 인수돼 사실상 간판을 내리게 된 월가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라크로스 팀은 월가에서도 손꼽히는 강팀이다. 비록 금융시장에서는 '패자'가 됐지만 라크로스 대회에서는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지난해 고담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물론 라크로스 이야기만은 아니다. 대형 투자은행일수록 대학시절 운동 대표선수 경력을 지닌 직원들이 적지 않다.
JP모건체이스에 인수돼 사실상 간판을 내리게 된 베어스턴스의 고(故)존 슬레이드 명예회장도 미국 필드하키 대표선수였다. 제임스 울픈슨 전 세계은행(WB) 총재는 호주 요트대표를 지냈다. 월가는 물론 미 정계까지도 주무르는 골드만삭스는 채용시 운동선수를 우대하는 정책을 숨기지 않는다.

스포츠는 개별 회사 차원을 넘어 투자은행의 핵심 경쟁력인 '네트워크 파워'의 구성요인이 된다. 몸담고 있던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가 파산해도 인베스트먼트 뱅커들은 크게 충격을 받지 않는다. 평소 다져진 네트워크 덕에 이들의 휴대폰에는 '사표 내면 바로 연락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

'월가의 체육특기생'은 명문대와 월가에 들어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운동에만 투자해서 된게 아니다. 유치원에서부터 부모들의 손을 잡고 각종 운동을 생활화해온 결과이다.

순식간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매매를 해치워야 하는 판단력,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딜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치열한 경쟁속에서 상대를 제치고 살아남는 승부욕 등 스포츠의 세계와 월가의 생리는 공통점이 많다. 운동은 단순한 놀이나 시간낭비가 아니라 그 자체가 '경쟁력'인 셈이다.

해마다 아이비리그 입학 당락이 결정되는 봄이 되면, 재미동포나 주재원 자녀들이 학업성적은 최상위권이면서도 입시에서 성적이 못한 다른 학생들에 밀렸다는 이야기가 동포사회의 화제가 된다.
새벽까지 학원과 과외를 오가며 시키는대로 기계적인 공부에 매달리는 한국의 풍토에서 커 온 학생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월가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한 한국계 트레이더는 "한국 금융기관들이 세계적인 인베스트먼트 뱅크를 꿈꾼다고 하지만, 한국의 교육풍토에서는 인베스트먼트 뱅커를 키워낼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이 결코 과장으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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