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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에 보내는 충고

[이윤학칼럼]두 번의 슬픈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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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후 한국역사에 '1212 사태'는 두 번 있었다.

첫 번째'1212 사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아는대로 1979년 12월 12일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권력을 잡기 위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민주화를 갈망하던 '서울의 봄'은 물 건너갔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면서 민주주의가 10년은 후퇴했다고 말하는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다.

두 번째 '1212 사태'는 주식시장에서 일어났다. 정치적 '1212 사태'가 일어난 지 꼭 10년 뒤인 1989년 12월 12일 정부는 급락하는 주가를 저지하기 위하여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무제한 매수조치를 3대 투신사에 지시했다.

소위 '재무부 주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후진적인 증권정책의 하이라이트였다. 당시 1989년 4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던 때였다. 그러나 증시가 최고조에 달하자 5대 시중은행은 대대적인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그에 따라 공급물량부담을 느낀 주식시장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중은행의 유상신주 가격은 액면가의 3.5배를 넘었으며, 은행당 실제조달자금은 5,500억원 이상이었다.

5개 은행 전체로 3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자금이었다. 정부는 증자성공을 위해 투신사에 6천억원의 주식형펀드 판매를 허용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협조(?)했다.

그러나 결국 주가는 급락했고, 그 해 겨울 12월 12일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중앙은행을 앞세워 돈까지 찍어내며 주가를 부양하는 엄청난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단기 약발에 그치며 주가부양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3대 투신은 증권시장에서 부실덩어리를 안은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하였으며, 주가는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다시 지수 1천포인트를 회복하는데 무려 5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

참으로 가슴 아픈 역사다. 정치적 '1212 사태'가 국민적 불행이라면 증권시장의'1212 사태'는 주식시장의 참여자에게 인위적 증시부양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슬픈 역사이다.

특단의 증시부양책을 내놓은 중국증시

지난주 중국 증권당국은 두 가지 파격적인 증시부양책을 내놓았다.

하나는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던 '다샤오페이(大小非)'를 제한하는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상장기업의 비유통주를 말하는 다샤오페이 중에서 전체주식수의 1% 이상은 반드시'블록 딜'방식으로 매각하도록 하여 다페이(大非)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상해지수가 일시적으로 3천포인트가 붕괴되자 두 번째 조치인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0.3% 부과하던 증권거래세를 0.1%로 낮춰 지난해 5월 급등하던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해 거래세를 인상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려 놨다.

그동안 매도 및 매수 양쪽에 부과되던 거래세를 일방에는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했으나, 결과적으로 더 강력한 부양효과를 가진 0.1% 인하조치가 발표됐다.

다음날 상해증시 상장기업의 절반 정도가 가격제한폭인 10%까지 상승하면서 상해지수는 9.3%가 오르며 3500p선을 회복했다.

사실 주가가 6개월 만에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증시폭락이 사회불안을 야기할지 모른다는 조급함이 강력한 증시부양으로 이어졌겠지만 도처에서 정부의 시장개입이 지나쳐 '모럴헤저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느 투자은행의 분석에 의하면 이번 증권거래세 인하조치로 상해증시에 1000억 위안 규모의 자금유입이 촉진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궁극적으로 주목할 것은 경기흐름과 이익이다

자, 그러면 이제 중국증시는 3000p를 바닥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인가?

미래의 주가향방을 누가 알 것인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주에 중국 증권당국이 발표한 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시장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비유통주에 대한 규제가 그러하며, 거래세 인하가 그렇다. 모두 주식시장에서 공급자를 제한하고 수요자를 부추기는 정책인 것이다.

우리는 주가의 본질적 흐름은 경기의 방향성과 기업의 이익이 결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수급상의 불균형이나 시장측면에서의 부조화가 적정주가 형성을 가로막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조치이다. 결국 시장은 경기흐름과 기업이익에 주목할 것이다.

지금 중국경제는 높은 물가상승률, 과잉유동성, 높은 고정자산증가율 등 3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거기다 경제성장률마저 올해에는 한자리 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도 주가하락에 긴장하고 있겠지만 중국증시에 투자한 본토 투자자나 한국의 중국펀드투자자 역시 중국주가가 걱정거리이다. 그러나 걱정거리를 일시적 방편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나온 증시부양은 죽어가는 환자의 숨통 틔우기식 응급처치일 뿐 이다. 우리가 봐야할 것은 중국경제의 성장성과 기업이익이다. 이것이 '1212 사태'라는 슬픈 추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중국증시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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