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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사라진 美 휴가철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8.06.02 16:23|조회 :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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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6월로 넘어가면 미국은 사실상 휴가철로 접어든다.
언론마다 '가볼만한 곳' 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숙박과 관광 광고가 쏟아진다. 복잡한 7,8월을 피해 일찌감치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서 여느해같으면 일찌감치 휴가 분위기로 들뜨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인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은 더이상 느긋하게 "애프터 유(Afer you)"나 "고 어헤드(Go ahead)"라고 웃음지으며 탑승순서를 양보하지 않는다.

늦게 비행기에 올랐다간 짐칸에 가방을 넣을수가 없어 다리 밑에 짐을 세워두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제치고 먼저 타려고 잰걸음이다.
항공사들이 치솟는 유가를 견디다 못해 두번째 탁송 수하물부터 추가 요금을 매기고 나섰기 때문이다(일부 항공사는 가방 한개 부치는데도 돈을 받는다). 이에 맞서 승객들은 비행기에 들고 타는 '핸드 캐리' 가방 한개에 최대한 짐을 쑤셔 넣는다. 소형 서류가방이나 배낭에도 물건을 가득 채워 넣으면서 승객들이 반도 차기 전에 짐칸은 만원이 된다. 짐칸을 두고 서로 인상을 쓰는 것도 드물지 않다.

그러다보니 '현명한 짐싸기'같은 사이트(smartpacking.com)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들어가는것 없이 겉만 큰 하드케이스 대신 더플백 스타일로 핸드캐리 가방을 바꾸고, 가루 치약 같은 부피 작은 제품을 쓰고, 부피를 최소화하는 옷접기를 익히라는 등 세세한 요령을 알려주는 전문 칼럼니스트까지 등장했다.
어쩔수 없이 '짐은 반으로, 돈은 두배로'라는 여행 경구를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비를 줄이려고 자동차로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스트레스 지수는 비슷하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나 대형 승용차의 휘발유 탱크를 한번 채우려면 기름값이 70달러를 훌쩍 넘는다.
많은 주유소들은 신용카드로 한번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 75달러를 넘지 못하게 주유기가 설정돼 있어서 한번에 탱크를 채우지도 못한다. 한번 주유하는데 드는 돈이 75달러를 넘는 것을 상상할수 없던 시절의 산물이다. 이미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곳이 많은데도 구식 주유기는 갤런당 4달러 이상 가격설정이 불가능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한국의 절반수준이고 유럽 몇몇 나라보다는 훨씬 더싸지만, 물보다 싼 기름값에 익숙해있던 미국인들의 인내심은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

멀리 가는 여행 대신 집근처 공원에서 피크닉으로 떼우는 족들도 생겼다.
몇달러 주차비 내고, 넓은 잔디밭에서 뒹굴며 가져간 음식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여름 휴가를 내내 떼우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유가 폭등이 곡물이나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먹고 쓰는 것도 만만치 않게 됐다.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미국인들이 나들이 때 즐겨 먹는 길거리 군것질 프렛젤은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기저귀 비닐랩 같은 생필품들을 생산하는 다우케미컬 같은 회사는 아예 일률적으로 제품값을 20%를 올려버렸을 정도로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비싸졌다.

난방은 잘 안하고 춥게 살면서도 조금만 날이 더워지면 에어콘은 거침없이 틀어대는 미국 사람들이지만, 섭씨 25도가 넘어가는 초여름 더위에도 아직 선뜻 집안 온도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곳간이 아니라 휘발유탱크에서 인심나오는 세상. 세계 최대 강국 국민으로서 부러울 것 없이 펑펑 쓰고 살아온 미국 국민들에게 올 여름 체감온도는 유난히 높을수 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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