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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는 억만장자'를 아시나요

[웰빙에세이]무소유 실험..집도 절도 돈도 없이 행복하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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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모두 던져 버릴 수 있는가? 모든 소유를 놓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가? 집도 절도 없고, 돈도 한푼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아마 아닐 것이다. 심산수도 하는 사람이나 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자가 아니라면 그게 가능이나 한 얘기일까? 답이 궁금하다면 다음의 경우를 보자.
 
독일 여교사 출신인 하이데마리 슈베르머. '주고받기 센터'를 만들어 품앗이 운동을 이끌던 그녀는 나이 쉰넷에 매우 도발적인 '무소유 실험'에 나선다. 실험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말 그대로 모든 걸 남주고 아무 것도 없이 사는 것이다.

물론 돈도 다 준다. 돈이 없으니 의료보험도 해지한다. 실험장소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바쁘게 돌아가는 도르트문트 도심 한복판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살까. 의식주 순으로 살펴보자.
 
첫째, 옷은 벼룩시장 행사를 기획하고 뒷처리하면서 구한다. 유행을 좇지 않지만 나름의 스타일은 고수한다. 불편한 심기로 옷을 걸친 순 없기 때문이란다.
 
둘째, 일용할 양식은 빵집과 유기농 가게의 재고 고민을 덜어주는 대가로 얻는다. 하루만 지나면 버려야 하는 남는 신선 식품을 '주고받기 센터'에 모아서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 주는 일을 하면서 먹을 거리도 해결한다.
 
세째, 집은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비는 곳을 돌아가면서 이용한다. 집을 비우는 사람은 도둑도 지키고 애완견 밥도 줘야 하니 서로가 좋다. 그야말로 동가숙 서가식(東家宿 西家食), '오늘은 여기에 내일은 저기에'다.
 
그녀는 이런 식으로 1996년 5월부터 4년 동안 완벽하게 무일푼으로 산다. 좋아하는 연극도 보고, 여행도 다닌다. 이런저런 품앗이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니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마음은 편하다. "날이 갈수록 예전에 여행을 다닐 때처럼, 자유롭고 근심걱정 없는 마음이 되었다"고 말한다.
 
"4년 전부터 나는 돈 없이 살고 있다. 사람들은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절대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철저하게 소유를 포기함으로써 일반화된 우리 사회의 돈 히스테리에 저항하고 싶었고, 돈과 재산을 인생의 의미로 삼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녀의 '무전인생'은 돈독이 바짝 오른 우리 사회에 대한 일종의 시위이기도 한 셈이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기자가 자기 블로그에 소개해 널리 알려진 '집 없는 억만장자', 니콜라스 베르그루엔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M&A의 귀재' 인 그는 억만장자가 된 다음 소유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뀐다. '재물에 집착할수록 소유의 좁은 골방에 갇힌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결국 그는 모든 재산을 팔아치운다.

뉴욕에 있는 콘도미니엄과 플로리다의 맨션 등을 팔고, 호텔로 거처를 옮긴다. 고급 자동차도 처분한다. 그는 전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무소유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어떤 것이라도 잠시 동안일 뿐이며, 우리의 행동과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들이 (이 세상에서) 영원할 것이다."
 
이 정도면 불가에서 말하는 '무소유' 철학의 정수라 할만하다. 이런 각오라면 집도 절도 돈도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늘 가진 것이 부족해 더 채우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우리들보다 훨씬 편하고 행복하게 살 것 같다.

  
☞웰빙노트


'주고받기 센터'를 만들 당시 나의 주 관심은 돈이었다. 온 세상이 돈이라는 괴물에 얼마나 목이 조이고 있는지, 경제 상황이 엉망이 될 경우 삶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 우리는 매일 목격할 수 있었다. 가난에 허덕이며 겨우 목숨을 연명하면서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주고받기 센터'에선 품앗이가, 일반적인 의미의 대가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생존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나는 우리 센터에선 절대 돈을 거래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하이데마리 슈베르머, 소유와의 이별>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마하트마 간디>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모른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공통된 병이다. 그래서 늘 목이 마른 상태이다. 겉으로는 번쩍거리고 잘 사는 것 같아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궁핍하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 것과 적은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사랑스러움과 고마움을 잃어버렸다.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서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써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청빈의 덕이다. <법정, 산에는 꽃이 피네>

마음 바르게 서면 / 세상이 다 보인다. 빨아서 풀먹인 모시 적삼같이 / 사물이 싱그럽다. //
마음이 욕망으로 일그러졌을 때 / 진실은 눈 멀고 / 해와 달이 없는 벌판 / 세상은 캄캄해 질 것이다. //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욕망 / 무간지옥이 따로 있는가 / 권세와 명리와 재물을 좇는 자 / 세상은 그래서 피비린내가 난다. <박경리,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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