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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50분에 퇴근하는 회사'의 경쟁력

[홍찬선칼럼]두산인프라코어 '일은 짧게 생산성은 높게'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머니투데이방송 부국장대우 |입력 : 2008.07.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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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50분에 퇴근하는 회사'의 경쟁력
‘8 to 4:50’, 불가능하다고요?

“저희 회사의 퇴근시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를 것입니다. 일부 잔업이 있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4시50분에 퇴근하거든요.”

때 이른 폭염으로 체감온도가 40℃ 가까이 올랐던 지난 11일(금) 오후 4시. 산업공단 견학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9,790원 상승40 -0.4%)의 창원 공작기계 공장을 찾은 머니투데이방송 신입기자단에게 이도학 창원관리팀 부장은 “금요일 오후에 찾아오는 손님은 반갑지 않다”는 농담으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몇 시에 출근하는데 퇴근이 그렇게 빠른가요?’라는 질문에 “아침 8시에 출근합니다. 12시부터 50분 동안 점심을 먹고 오후 근무를 시작한 뒤 2시55분부터 3시10분까지 휴식시간을 갖습니다.”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도 안된다. 주5일 근무는 말할 것도 없다. 선진국 경제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 노동자 근무시간이 가장 긴 나라에 속하는 한국에 이런 회사가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말이 그렇지 뜻이 그렇겠냐?’는 의구심은 브리핑 후 생산라인 견학이 끝나갈 즈음에 말끔히 사라졌다. 오후 4시50분이 넘자 생산라인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퇴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이 컨베이어벨트처럼 노동자가 일렬로 서서 순차적으로 작업을 하는 플로우(Flow)방식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일정 과정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배치방식이어서 빠른 퇴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짧게 근무하고도 회사는 괜찮을까?’하는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공작기계를 주로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창원 공장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4%에 이른다. 올해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을 넘어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1900여명으로 2000명도 안되니까 1인당 매출액이 6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특히 50여 국가에 수출하는 공작기계 부문 매출액은 9000억원, 노동자는 1300여명이나 돼 생산성은 더욱 높다.

‘근무시간을 짧게, 매출액은 많게’의 비법을 실현시킨 것은 바로 우수한 인력과 공장자동화(FA)다. 임직원 중 공대 이상을 졸업한 엔지니어가 28%에 이른다. “육체만으로 일하는 사람은 경쟁력을 잃었으며 생산라인에서도 머리, 즉 지능이 있어야 업무가 가능하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생산라인에선 공작기계 만드는 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작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생산이 자동화되어 있어 한 사람이 기계 3대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1년에 159개 종의 터닝센터가 7700여대, 40여종의 머시닝센터가 5300여대 생산되고 있다. 매출액이 1조2000억원이니까 1대당 평균 1억원 정도 되는 고가 제품이다. 가장 비싼 터닝센터는 3억3000만원. 고가 장비이다 보니 대부분 사전에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주문생산이다. 그만큼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기 때문에 주문생산이 가능하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은 터닝센터 부문에서 현재 세계 5위인데 3년 안에 3위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경남 창원’이라는 지역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시된 전문대졸 이상 공채에서 68대 1의 경쟁력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국내 최고의 근무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런 목표가 그다지 과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정부 출범 이후 ‘일찍 일어나는 새(Early Bird)’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한 공무원의 출근시간이 아침 7시30분으로 앞당겨졌다. ‘새벽종’에 맞춰 일찍 일어나 ‘잘 살아보자’는 ‘새마을운동’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얼리버드’는 ‘어리버리’로 비아냥 받고 있다. 새벽부터 일하다보니 오후 3~4시 이후에는 정신이 멍해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OECD에 가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일을 많이 해야 잘하는 것’이라는 ‘저생산성 마인드’가 우리를 사로잡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근무해야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런 ‘저생산성 마인드’로는 21세기 경쟁을 뚫고 나가기 어렵다. 4시50분에 퇴근해도 1인당 6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그런 경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진정한 OECD 가입국가로서의 실력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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