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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화법

[제비의 여의도 편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08.07.21 07:45|조회 : 1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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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별명이 '제비'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유도 명확치 않습니다. 이름 영문 이니셜 (JB) 발음에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겹치며 탄생한 것 같다는 추측만 있을 뿐입니다. 이젠 이름보다 더 친숙합니다. 동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라면 서여의도는 정치와 권력의 본산입니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서여의도를 휘저어 재밌는 얘기가 담긴 '박씨'를 물어다 드리겠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근 이명박(MB)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여러 상황을 설명했지만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다음 두 줄이었다.

"내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오해해도 크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속았다"는 얘기다.

MB를 만난 뒤 "속았다"고 울분을 토한 사람으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원조급이다. 박 전 대표의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발언은 이제 '고전'이 됐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MB와 만나고 난 뒤 심대평 선진당 대표의 총리 기용설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확산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MB만 만나고 오면 남녀 불문, 정파 불문, "오해했다"거나 "속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는 MB에 대한 '신뢰' 문제로 직결되고 결국 MB는 신뢰 '없는' 사람이 된다.

물론 누구 말이 옳은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만났던 사람마다 다른 말을 하니 MB가 더 억울할 수도 있다.

# 실제로 MB를 만나 왔고 만나고 있는 측근들이 전하는 MB는 다르다. 이들이 말하는 MB는 마치 모범 답안지를 외운 듯 거의 비슷하다. 추진력이 강하다. 카리스마에 집중력이 탁월하다. 엄청난 경험과 다양한 정보가 뒷받침되며 능력이 배가된다.

관심사가 다양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인지 많은 일을 직접 챙긴다. 이는 단점으로 연결된다.

대통령이 너무 세세한 것까지 챙긴다는 비판에 측근들도 수긍한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그룹 회장처럼 일하셔야지 계열사 사장처럼 일하시면 안 된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드렸다"고 했다.

측근들은 MB에 대한 '오해'도 있다고 전한다. 이른바 '독불장군' 이미지는 오해라고 한다. 한 의원은 "MB는 잘못된 것이 확인되면 곧바로 수정을 한다"고 말했다. "오후 1시에 발표 예정인 사안이 오후 12시50분에 잘못인 것으로 확인되면 바꾼다"는 말도 있다. MB는 유연하다는 말이다.

# MB에 대한 두 가지 이미지가 공존한다. 경쟁자와 측근이란 지위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대립'하는 쪽과 '보좌'하는 쪽이 같은 면을 볼 수는 없다.

MB가 '수직적 관계'에 더 익숙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MB의 경험 대부분이 대기업에 있다는 게 근거다.

지시를 내리고 지시를 받는 조직문화의 '소통'에 길들여져 '수직적 소통'을 더 쉽고 편하게 느낄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다움'도 같은 맥락이다.

반대로 MB는 '수평적 대화' 문화에는 익숙치 않은 것 같다. 박 전 대표가 "속았다"는 것도, 노 전 대통령이 "오해했다"는 것도 결국 수평적 대화의 고충이다.

국민과의 불통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어눌한 화법도 수직적 관계의 '지시'엔 통하지만 수평적 대화에선 오히려 오해를 낳는다.

MB를 만나는 이들마다 '오해했다'는 '징크스'가 생겨선 안 될 노릇이다. 능력있는 CEO 이미지를 되찾는 게 MB 본인은 물론 대한민국에게 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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