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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는 아직도 '인수중'

[제비의 여의도 편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08.07.28 08:30|조회 : 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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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별명이 '제비'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습니다. 이유도 명확치 않습니다. 이름 영문 이니셜 (JB) 발음에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가 겹치며 탄생한 것 같다는 추측만 있을 뿐입니다. 이젠 이름보다 더 친숙합니다. 동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라면 서여의도는 정치와 권력의 본산입니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서여의도를 휘저어 재밌는 얘기가 담긴 '박씨'를 물어다 드리겠습니다.
# 1987년 이후 5년마다 '다툼'이 벌어졌다. 신구(新舊) 권력의 충돌이다.

같은 당, 같은 뿌리에서 나온 권력도 예외는 아니었다. 생사를 건 치열한 싸움이 전개됐다. '명분'을 내걸고 전임 정권에 칼을 대는 게 일반적 수순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친구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냈다. 죄목은 '비리'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자신도 비자금 문제와 5.18 학살 책임으로 감옥에 갔다. 그의 후임이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덕(?)이었다.

YS는 김대중(DJ) 정부로부터 외환위기 책임자란 불명예를 떠안았다. YS의 측근들은 법정에서 곤욕을 치렀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DJ 역시 신구 권력 다툼을 피해가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초 제기된 '대북 송금 특검' 문제로 신구 권력간 거리는 멀어졌다.

# 2008년에도 신구 권력 '다툼'이 있다. 이들은 이미 한차례 격돌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 이후 이명박(MB) 대통령이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할 때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현직으로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하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면 헌 술이 떠난 다음에 하라는 취지였다.

봉합됐던 갈등은 느닷없이 '대통령 기록물'에서 재연됐다. '진실 공방' '자존심 싸움' 등으로 비쳐졌던 대립은 어느새 법정까지 가게 됐다. "위법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 등 논란은 이어진다.

# 국회에서도 신구 권력간 대립이 진행 중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개정 관련한 한미 기술협의 과정 및 협정 내용의 실태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쇠고기 특위)'의 증인 채택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진행되는 양상은 이렇다. 한나라당은 한덕수 전 총리,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 전임 각료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한다. 전임 정부 때 진행 상황을 파악하지는 취지다. 이에 민주당은 한승수 총리,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을 부르자고 맞선다. 성사되면 전·현직 각료의 상견례 장이 될 듯 하다.

# 이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나돈다. 노 전 대통령이 정치 세력화에 대한 견제, 노무현 컴플렉스 등….

하지만 이를 떠나 구여권 인사의 촌평이 더 다가온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할 일들을…"이라고 혀를 찼다.

대통령 기록물 논란이나 쇠고기 증인 채택 등도 결국 신구 권력간 인수인계만 제대로 했으면 문제될 게 없는 사안이라는 거다.

통상 인수위의 활동 기한은 2달 정도. 국정 운영 전반을 인수인계하기엔 부족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공유할 만한 시간이다. 그런데 정작 신정권은 국정 '인수인계'보다 '정권 접수'에 무게를 뒀던 게 사실이다.

MB도 그랬고 전임 대통령도 그랬다. 참여정부 때는 '새 것'만 강조하느라 전임자의 것들이 무시됐다. MB의 인수위 역시 '아륀지'와 '전봇대'로 기억될 뿐 당초 목표인 '인수'를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국가 기록원과 봉하마을간 인수인계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쇠고기 문제처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제대로 인수되지 않았을까 싶어 걱정이 깊다. 현 정부는 여전히 '인수중'이다. '인수위'를 벗어나야 명실상부 'MB 정부'가 시작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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