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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총장 낯뜨겁게 만든 '150만달러'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8.07.30 13:41|조회 : 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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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한국을 방문했던 반기문총장은 가는 곳마다 '글로벌 마인드'와 '국제사회에 걸맞는 기여'를 강조했다. "한국의 국제사회 기여가 일본의 100분의 1"이라는 수치를 들이댔고, '창피한 수준'"이라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국제사회 위상에 대한 안팎의 문제제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반총장이 '금의환향'길에서까지 그토록 강한 화법을 사용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얼마전 사석에서 반총장이 털어놓은 방한 소감에서 그를 '작심'하게 만든 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반총장의 방한 한달전인 6월초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본부에서 식량안보 정상회의가 열렸다.
아프리카 등 최빈국의 식량부족 문제 긴급대책이 주의제였던 이 회의에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40여개국의 정상들과 20여명의 각료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박덕배 농림수산 식품부 2차관이 참석했다. 원래 차관보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그나마 회의를 주재한 반총장에 대한 '배려'로 차관급으로 격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간의 토론끝에 세계 정상들은 식량위기 타개를 위한 긴급구호자금으로 65억달러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국제기구와 영국 일본 스페인 네덜란드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등이 총 65억달러의 기부금을 내기로 했다.

한국의 기부금은 '150만달러'였다.(유엔산하 세계식량계획(WFP) 기아근절 대사로 활약중인 미국의 여배우 드루 배리모어가 식량회의 개최 석달전, 개인적으로 WFP에 기부한 돈이 100만달러였다).
일본은 한국의 100배인 1억50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그것도 나중에 다시 2억달러로 상향했다.

반총장은 "그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말했다. "떵떵거리는 부자가 상가에 가서 1만원 부조금 내미는 격 아니냐"는 것이다.
방한 당시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규모 11위의 국가가 전 세계 위기상황에 그 정도 기여하고도 전혀 창피하게 여기지 않은 채 국제회의에 천연덕스럽게 나온다"던 말도 그래서 나왔던 것이었다.

반총장은 이후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청와대 만찬에서 인삿말 도중 "여기 계신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상희 국방부장관께서 대통령을 잘 보좌해주실 걸로 믿습니다"라고 언급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재무적 기여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엔 평화유지(PKO)업무를 관할하는 국방장관에 대한 당부이자 서운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반총장이 그자리의 각료들 중에 두 사람만을 특별히 언급한 이유를 당사자들도 잘 모르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반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경제발전 수준에 비해 국제사회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한 한국의 현실이 뼈져리게 느껴진다고 기회 있을때마다 이야기한다.
심지어 외교부장관과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자신조차도 사무총장이 되기 전까지는 다르푸르 문제나 코트 디 부와르 분쟁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적도 없고, 외교부 담당부서로부터도 보고서 한번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물론 국제사회의 지위가 돈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쓰는 일에는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경제규모에 걸맞는 관심과 기여를 유지하는게 국제사회의 위상 뿐 아니라 장기적 실리로도 돌아온다는 지적은 자주 되새겨도 나쁠게 없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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