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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과 루즈벨트, 그리고 이 대통령

[홍찬선칼럼]이 대통령이 꼭 할일과 버려야 할 것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머니투데이방송 부국장대우 |입력 : 2008.08.11 12:42|조회 : 1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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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과 루즈벨트, 그리고 이 대통령
2008년 8월은 뜨겁다. 입추와 말복이 지났음에도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폭염과 열대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박태환 최민호 박성현 등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소식은 참을 수 없는 염천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고 한반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더위 먹은 것처럼 잔뜩 주눅 든 경기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살림살이에 쪼그라들었던 국민들은, 세계의 높은 벽을 무서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해 뛰어넘은 이 젊은이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목이 쉬도록 외친 끝에 거머쥔 금메달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있는 한국(경제)이 깨어 일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의 환희..한국경제의 희망

박태환이 새롭게 쓴 올림픽 역사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뜻을 크게 갖고 꿈이 이뤄질 때까지 고통스러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실용정부는 물론,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기업(인)과 과도한 평등의식과 눈앞의 작은 이익에 얽매여 중요한 것을 못 보는 국민들에게 모두 해당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1932년 대선에서 승리하자마자 공식석상에 자취를 감추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각종 이벤트를 버렸다. 대신 참모들과 머리를 맞대며 100일 경제계획을 만들었다. 테네시개발계획을 포함한 대공황 극복전략은 이렇게 탄생했다. 루즈벨트는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의회와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자기가 뜻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대안을 제시했다.

안타깝게도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한 지 6개월 동안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며 절망하기도 한다. ‘강부자 내각’으로 대표되는 인사실패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둘러싼 촛불시위, 그리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이라는 돌발 상황 등에 끌려 다니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탓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엄청난 시련에 직면해 있다. 경기부진에 따른 고용불안과 소득감소, 주식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물가상승과 환율불안 등 국내 상황이 쉽지 않다. 게다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신용경색 불안과 하락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등 현해탄을 건너오는 외풍도 태풍만큼이나 무섭다.

금리부담과 소득감소 및 세금부담증가란 3각파도의 공격으로 주택담보대출로 부풀어진 집값이 떨어진다면 중산층은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다. 집값 하락 여파가 펀드환매로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기우(杞憂)로 끝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화려한 CEO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대통령을 내건 이명박 실용정부로서도 난마(亂麻)처럼 꼬여 있는 현 상황을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대공황 직후 혼란스러웠던 미국보다 더 힘들고 복잡하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는 경제주권을 잃었던 정축국치(丁丑國恥)도 일치단결하여 슬기롭게 극복해낸 끈기와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 루즈벨트 대통령을 벤치마크해 경제 교육 행정개혁 방안 제시해주길...

이 대통령이 루즈벨트처럼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고,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고 참여를 호소하면 불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대선 때 제시한 ‘경제 살리기’와 취임사에서 밝혔던 ‘섬기는 대통령’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꼭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시급하다.

우선 시대에 뒤떨어진 과거의 성공법칙을 버리고, 내가 모든 것을 알고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과 오만도 버리며, 야당과 언론과 국민이 발목을 잡는다는 탓(책임전가)과 불평 등을 모두 버려야 한다. 그렇게 버리고 버려 넓어진 머리와 가슴에는 쪼그라드는 경제와 팍팍해지는 살림을 사는 국민들을 따뜻하게 보금고, 당면한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며,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하고 지지하는 사람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열정을 채워 넣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10년, 50년, 100년 이후에 선진국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기반을 확실히 닦는 일이다.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현재 가장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는 부문인 교육과 행정을 과감하게 개혁하는 일이다.

얼킨 실타래를 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급하게 풀려고 하다간 더욱 얼킨다. 그렇다고 저절로 풀리기를 기다린다고 해서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이럴 땐 칼로 매듭을 잘라야 풀린다. 물가가 올라가면서 경기도 뒷걸음질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교과서에 쓰여 있는 과거의 해법으로 풀기 쉽지 않다. 새로운 상황은 창의적인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하고, 그것은 리더에게 맡겨진 소명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땀으로써 한국의 힘과 기를 세계에 보여주었다. 이 대통령이 이런 힘과 기를 한곳에 모아 현재 난국을 극복하고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런 미래를 남겨줄 수 있도록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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