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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임자가 아니라서 안되는데요"

[성공을 위한 협상학]협상에서 최종책임자의 역할

성공을 위한 협상학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 2008.08.29 12:31|조회 : 1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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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임자가 아니라서 안되는데요"
당신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부품조달을 위해 관련 기업들과 수많은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을 전담하는 담당자를 지정했다.

그런데 이 담당자의 협상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협상을 질질 끄는가 하면,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사건건 당신에게 보고하고 의논하기 때문에 매우 피곤하다.

그래서 당신은 차라리 ‘내가 협상의 전면에 나서 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태도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1.그럴 수도 있다 2.최종책임자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
 
최종책임자와 협상가는 다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협상의 성격이 어떠하건 협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간의 협상인 경우에는 외교관들이 협상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하는 협상은 내부적으로 합의된 국민들의 의견을 넘어서기 어렵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국가 간 협상의 최종책임자(혹은 승인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협상은 어떨까? 협상에 나서는 사람들은 그들이 속해 있는 단체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협상의 최종책임자(혹은 승인자)는 그 단체의 구성원, 혹은 그 단체의 최종의사결정자가 된다.

기업 간 협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실질적 소유자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 한 협상가들은 실질적 소유자의 대리인에 불과하고, 그들이 합의한 사항들은 다시 실질적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어떤 형태의 협상이든 협상의 결과가 최종적으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최종책임자의 승인 혹은 동의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경우 차라리 협상가 대신 최종책임자가 협상에 나서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특히 기업의 경우에는 더 그렇지 않을까? (국가 간 협상이나 큰 사회단체가 개입된 경우에는 국민 혹은 구성원 전부(이들이 최종책임자다)가 직접 협상에 나서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협상의 대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최종책임자는 언제 나서야 하나
 
다시 위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협상을 하도록 위임했는데 제대로 협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당신은 최종책임자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첫 번째 답을 택한다. 과연 그럴까?

우선 최종책임자가 협상과 관련된 훈련을 받지 못했을 경우 만족스럽게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 아무리 협상책임자라도 협상이 무엇인지, 협상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할 경우 제대로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역설적으로, 최종책임자가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경우에 실제 협상 담당자가 때때로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임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업협상의 경우 상대방이 가격인하를 요구해올 경우 협상담당자는 ‘내가 최종책임자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말로 거절할 수 있지만, 최종책임자가 직접 협상에 나설 경우 이런 핑계를 제시할 수 없다. 그래서 최종책임자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경우 협상가가 더 큰 협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생긴다.

이런 위임의 법칙은 국가 간의 협상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미국이 이런 법칙을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 예컨대, 통상협상에서 협상 파트너가 미국의 양보를 요청할 경우 미국의 협상가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나는 협상가로서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지만 의회의 반발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러니 미국의 통상협상에 관한 한 의회가 실질적인 최종책임자의 역할을 한다. 또,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협상에서도 여전히 이런 법칙이 적용된다. 노조를 대표하는 협상가는 ‘당신(사용자측)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어도 우리 노조원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참으로 멋진 말이 아닌가.
 
그래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2번인 `최종책임자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가 된다. 특히, 기업 간의 협상에서는 가급적 최종책임자가 전면에 나서지 말고, 협상의 마지막에 나서는 것이 좋다. 그것은 최종협상자의 경우 협상의 일선에 서있는 사람보다 협상의 경과를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협상의 실무자가 협상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져있을 때다. 그럴 때는 최종책임자가 나서 그 협상의 매듭을 풀어야 한다. 최종책임자의 역할은 그런 것이다.(협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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