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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효과 vs 양치기효과'와 증시의 미래

[이윤학의 투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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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KOSPI가 일시적으로 1,400p선이 붕괴되는 급락국면이 나타난 후 미국의 양대 모기자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2천억 달러 구제금융은 신용위기에 떨던 한국증시를 일단 해방 시켜주었다.

더구나 지난주에는 당사의 시장센티멘트 측정지표인‘탐욕과 공포지수’(Greed & Fear Index)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공포국면으로 진입하여 투자심리가 극단에 서있던 때라 모기지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은 절묘하게 시기적으로도 맞아떨어졌다. 결국 센티멘트가 극도로 얼어붙는 공포국면에서 반등의 변곡점이 나온다는 것이 이번에 다시 한번 증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공포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이번 주초 큰 폭의 반등으로 일단 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향후 주식시장이 추세적으로 안정감 있게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학습효과’에 의거하면 시장은 강세전환해야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학습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지난 3월 중순 저점을 형성하고 약 2개월간의 상승랠리의 과정에서 습득한 학습효과이다. 당시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고, 미연준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하면서 증시환경과 투자심리를 일순간 변화시킨 바가 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그래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었으며, 유가 등 국제원자재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조정을 보이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선순환되는 과정을 단편적이나마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인 매도흐름을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월 중순 이후 순매수로 전환하였다는 점 등은 현재로서 충분히 기대할 만한 학습효과이다.

‘양치기 효과’로 끝난다면 여전히 시장은 불투명

한편 지난 3월과 상반된 양상으로 시장이 전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즉, 긍정적인 학습효과가 이번에도 나타날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은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즉, 2010년부터 매년 자산의 10%를 감축, 2,500억 달러까지 자산규모를 줄여나가도록 되어 있어, 결국 모기지회사의 자산감축이 주택시장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양치기효과’는 이번 주에 만들어진 추세반전의 모멘텀이 제대로 주식시장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재차 시장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다. 실제 이러한 가능성은 도처에서 징후를 보이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수급상의 호전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대차거래이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차잔고의 증가는 ‘Sell Korea’가 아닌 단기매도 성격이 짙다. 그러나 지속적인 대차잔고의 증가는 분명히 시장수급에 압박요소이다. 특히 외국인 대차잔고가 주가반등국면에서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단기 시황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주초 급등세에도 대차잔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하나 부담스러운 부분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입 둔화가능성이다. 기본적으로 주가가 고점대비 30%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여 본격적인 환매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탄력적인 자금유입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지난 4월~5월의 경우처럼 반등세를 이어갈 경우 손실규모를 축소하려는 투자자들의 환매규모가 자금유입규모보다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큰 틀에서 다시 보자? Back to the Basic !

그러나 이제는 주식시장을 보다 큰 틀에서 보아야 할 때이다. 이번에 만들어진 미국 모기지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이 긍정적인 학습효과로 나타날지, 부정적인 양치기효과로 나타날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주식시장 프레임웍이 본질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측면에서 차분히 그리고 냉정하게 시장을 봐야 한다.

우리는 이번 미국 모기지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서브프라임 및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사태는 일단락되었다고 판단한다. 지난 3월 중순 JP모건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함으로써,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여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대표적인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됨으로써 서브프라임급 모기지 문제는 사실상 일단락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6월 이후 불거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부실은 이들 금융기관이 프라임급 모기지를 주로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충격이자 위기였다.

그러나 이번 주초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금융지원이 결정됨에 따라 이제 프라임급 모기지 부실문제도 사실상 안정적인 상황으로 전환되었다. 물론 리먼브러더스 등 일부 금융기관의 부실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시장을 압박할 수도 있지만 ‘위기의 본류(本流)’는 잡혔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한국 주식시장만의 리스크로 회자되었던 ‘9월 위기설’도 충분한 외환보유고와 외국인의 만기채권 롤오버 가능성 등으로 그야말로 설(說)로 끝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신용위기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던 시각에서 다시 본질적인 부분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즉, 신용리스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놓고 본다고 할 때 향후 인플레이션 문제와 경기침체 진행가능성에 따라 주식시장의 큰 흐름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리스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신용리스크를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놓고 보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의강도가 4개월 남은 2008년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시장의 가격변화가 궁극적으로 물가수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을 때, 현재와 같이 국제유가가 $100대로 내려선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거의 모든 국제 원자재가격이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연말까지 현수준만 유지된다고 하더라고 물가상승압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당사는 올해 3분기가 물가상승률상의 피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시각은 대개 일치하고 있다. 이머징국가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나 되어서야 경기가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선진국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올해 4분기부터 경기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미국경제에서 상당부분의 경기지표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식시장을 괴롭혀온 주택경기도 저점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소매판매를 비롯한 소비지표들도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경기가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며, 이는 한국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용리스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호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 미국경기 등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의 주식시장은 비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지난주 공포국면에서 형성된 저점(1,393p)은 연중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학습효과와 양치기효과 중 어느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지 모르지만 이제는 바뀌고 있는 시장본질에 대한 인식과 매크로변수에 대한 차분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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