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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진짜 위기' 알아내기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입력 : 2008.09.11 12:14|조회 : 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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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진짜 위기' 알아내기
1. 60대 기업 중역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비만에 운동은 하지 않는다. 심장병 수술 전력도 있다. 검사해보니 심전도는 정상이고 수축기 혈압도 위험수위는 아니다. 이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시켜야 할까, 아니면 건강개선 활동을 주문하면서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까.

2. 대기업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고 업황이 악화돼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당하기도 어렵다. 차입에 의존한 M&A를 공격적으로 했다. 계열사가 1차부도를 낸 전력도 있다. 곧 파산절차나 채권단 워크아웃 과정에 넣어야할 기업인가, 체질만 개선하면 되는 기업인가.

3. 선진국 문턱에 있는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과 고율 인플레이션에 시달린다. 경상수지 적자도 심하고 실업률도 높다.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국가부채도 경제규모의 2배나 된다. 부동산에 거품도 많아 금리만 올라가면 시한폭탄처럼 터질 위기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며 외환보유액이 줄고 환율도 급하게 오른다.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위기국인가?

 1번 답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환자다. 미국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웰이 쓴 '블링크'(Blink)에 나오는 훌륭한 판단사례다. 90년대말 미국 시카고 인근의 '쿡카운티'라는 공공병원에서는 통찰력 높은 한 신임 병원장의 주도 아래 시설ㆍ진료인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병원으로 밀려드는 심장발작 의심환자 중에서 수술ㆍ비수술 여부를 정확히 가리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 병원은 2년에 걸친 분석과 실험을 통해 수술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를 찾았다. 가슴 통증 여부, 심전도, 폐에 물이 찼는지 여부, 수축기 혈압 등이 그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의료기술이 더 발달했을 것이므로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나쁘다ㆍ어렵다'는 정보를 많이 모은다고 해서 '죽을지ㆍ망할지'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생사를 가르는 핵심 변수는 따로 있다. 생사판단에 정보과잉은 오히려 장애물이다. 증시에서 패닉도 생사와 관계없는 가외정보에 너무 휩쓸리는 탓으로 본다.

 2번이나 3번에 기술한 정보로는 그 회사나 국가가 곧 '부도' 운명을 맞는다고 판단할 것이 못된다. 생사를 가르는 핵심은 '유동성'이다. 지표화하면 최소 1년 안에 돌아오는 채무원리금이나 상환할 현금유동성이 있으면 생존에는 지장이 없다. 물론 현금흐름과 재무상태가 안좋은 것은 장래의 부도확률을 높이므로 구조조정을 해서 건강체질로 바꿀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가 97년말 IMF사태로 가는 환란을 부른 핵심은 딱 하나다. 바로 1년내 갚아줘야할 단기외채에 비해 국가 유동성인 외환보유액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이다. 우리가 이 조건만 잘 지켰으면 비록 경제가 어렵기는 했어도 IMF 치하에서 살인적 고금리ㆍ경기침체를 감수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당시 외환보유액이 단기 빚에 비해 많았던 말레이시아는 IMF체제로 가지 않았다.

 정말 위험한 기업은 영업을 잘 못하는 기업이 아니고 유동성 관리를 잘 못하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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