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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독에 빠진 날(1)

[웰빙에세이]몸은 내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부국장 겸 문화기획부장 |입력 : 2008.12.12 12:31|조회 : 1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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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새벽까지 진하게 한잔했다. 다양한 술을 차수를 바꿔가며 마시고, 이것저것 폭탄으로 제조해 들이켰다. 아침에도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출근하고는 하루를 고역으로 버틴다.

눈은 아직도 알코올에 잠겨 있다. 며칠 전 다른 부장이 그런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꼭 그렇다. 이렇게 한번 술고생을 하고 나면 팍 늙어버린 느낌이다. 내 얼굴에는 술과 스트레스로 패인 주름살이 하나둘씩 훈장처럼 새겨진다.

얼마 전 거리에서 '엑셀' 자동차 한대가 눈길을 끌었다. 너무 새 차여서 처음에는 새로 나온 모델인줄 알았다. 추억을 파는 70,80년대 제품이 유행이라는데 복고풍 모델로 내놓으면 잘 팔릴 것 같다.

겉모습이 저 정도면 속도 분명 온전하겠지! 20여 년 동안 저 차를 저렇게 관리한 주인이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12년을 달린 내 차는 고물이 다 됐다. 엔진은 거친 소리를 내며 덜덜댄다. 24만Km를 달렸으니 지칠 때도 됐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고장이 나 나를 놀래킨다. 차를 바꾸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또 어떤 차가 주인을 잘못 만나 엉망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몸도 차와 똑같다. 평소 관리하는 대로 성능과 수명이 결정된다. 깨끗하게 닦고 조이고 길들이면 오래 가게 돼 있다. 그렇지 않고 함부로 굴리면 겉은 낡고, 속은 망가진다.

그런데 나의 일상이란 것이 무슨 내구성 시험하듯 하니 할 말이 없다. 쉴 새 없이 먹고 마시고, 피우고 떠들면서 생명의 기운을 소진한다.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하며 스트레스를 팍팍 받는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저마다 거친 연료를 집어넣고, 난폭 운전을 하며 매연을 뿜어댄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매연에 오염되고 중독된다. 상습적으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짜증낸다. 서로 밀치고, 욕하고, 다툰다.

세상이 폐차 만들기 경연장인가, 아니면 생체시험장인가. 100년 인생에 10년은 담배로, 10년은 술로, 10년은 스트레스로 덜어낸다.

차는 낡으면 새것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나 몸은 평생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몸 관리가 자동차 관리만 못하다. 차는 얼마 전에 생각을 바꿨다. '지금부터는 이 차를 애틋하게 사랑하리라.'

우선 큰 맘 먹고 칠을 다시 한다. 차 안도 구석구석 깨끗하게 크리닝한다. 부품도 손볼 것은 손보고, 바꿀 것은 바꾼다. 시세보다 훨씬 큰 돈을 들여 안팎을 정비하니 제법 때깔이 난다. 나는 이차로 40만Km까지 달릴 작정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내 몸도 차만큼 애지중지해야겠다. 차든 몸이든 중고가 다 됐지만 이제부터는 차를 아끼듯 몸을 아끼고, 몸을 아끼듯 차를 아껴야겠다.

그것은 꾸미는 게 아니라 가꾸는 것이다. 차 모양이 아무리 멋있어도 엔진이 고물이면 꽝이다. 몸도 S라인, U라인 다 만들고, 얼굴까지 조각미인으로 뜯어고쳐도 속이 고장나면 아무 소용없다.

몸은 잘 관리해야 할 재산목록 1호다. 아니 그 이상이다. 몸은 나의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몸이 망가지면 영혼이 깃들 수 없다. '육체는 영혼의 첫번째 학생이다. 나태에 젖은 육체는 영혼을 고양시킬 수 없다.' 톨스토이의 말이다.

  
☞웰빙노트

육체는 영혼의 첫번째 학생이다.
육체의 가장 큰 기쁨은 노동 후의 휴식이다.
세상의 그 어떤 오락도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육체를 쓰지 않으면 인간이나 짐승이나 살아갈 수 없다.
육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만족하고 기쁨을 누리게 된다.
또한 그것이 다른 사람을 섬기고 봉사하는 최고의 길이다.
나태에 젖은 육체는 영혼을 고양시킬 수 없다.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술맛이란 정말로 입술을 적시는데 있다. 소가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 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술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데 있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골아 떨어져 버린다면 술 마시는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폭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독(酒毒)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뭉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흉패한 행동은 모두 술 때문이다.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몸의 감각이 살아나면 자신이 가진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 생명을 마음껏 쓰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그러기에 몸을 함부로 다루는 습관은 주의해야 합니다. 단순히 먹고 마시고 잠자고 배설하기 위한 몸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신과 고귀한 영혼을 담은 몸으로 새롭게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하는 호흡과 걸음걸이를 통해서도 자신의 몸을 만날 수 있고 뇌와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몸에 집중해서 몸과 놀다 보면 어느 순간 몸과 뇌가 하나로 만나게 됩니다. 그 때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진정한 창의성이 발현됩니다. 몸의 메시지를 읽고, 몸과 놀기 시작할 때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만큼 놀라운 교육은 없을 것입니다.
<이승헌, 사람 안에 율려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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