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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경험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

[홍찬선칼럼]100년만의 전대미문 위기엔 새로운 처방이 필요

홍찬선칼럼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장(부국장) |입력 : 2008.12.15 22:06|조회 : 1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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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경험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2008년은 상실의 해로 기억될 듯하다. 주가와 부동산값, 그리고 원화 값과 성장률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체감경기는 더욱 썰렁해 심리지수도 뚝 부러졌다. 외환위기로 경제주권을 IMF에 넘겨준 뒤 10여 년만에 다시 한번 추운 겨울에 떨고 있다.

지난 2월, 국민들의 박수와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747 공약’으로 확실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다짐은 빛바랜지 오래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탓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이유

이명박 대통령(정부)은 지금 고통을 겪는 것은 외부 탓이 크다고 억울해 할지 모른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쓰나미가 되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모두 불황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주식과 채권을 팔고 떠나는데다 수출비중이 70% 가까이 되는 한국경제가 외환(外患)에 타격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는 것이 꼭 외부요인 때문일까?

해외 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정부)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사실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2월이고, 올해 초 베어스턴스가 파산된 뒤 리먼 브라더스와 AIG 메릴린치 등 유수한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도 급등하는 등 위기로 치닫고 있었지만 정부는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8월부터 ‘9월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9월 위기는 어림도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반응이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외환위기는 아니지만, 상황은 그와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서둘러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금리를 2.25%포인트나 인하하는 등 안정책을 쏟아냈지만, 주식 시가총액은 500조원, 국민의 재산은 절반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성장률 7%,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뜻하는 ‘747’이 ‘코스피 740, 환율 1700원’을 예고한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코스피가 50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미네르바 신드롬’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통령의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경험의 창조적 파괴' 절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들이 ‘성공의 함정(Hubris)'에 빠져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30대에 한국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의 사장이 되고, 40대에는 그 회사의 회장이 됐으며, 60대에는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된 성공신화를 썼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일궈낸 성공으로 모든 것을 다 알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하다.

자신감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쳐 ‘나는 틀릴 수 없다’는 오만에 빠지면, 관심법(觀心法)의 유혹을 받는다. 살아있는 미륵부처로 추앙받았던 궁예를 파멸로 이끈 것처럼, 오만은 객관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틀렸다고 여기고, 대책도 과거에 자기가 성공했던 방식을 그대로 처방한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 한 말)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는 되풀이되지만 모습을 달리하고 찾아온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외환보유고가 2500억달러나 된다’는 것을 믿고 ‘위기는 없다’고 큰소리치다 손으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켰다.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도 ‘펀더멘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되풀이하던 10년전과 닮은 꼴이었다.

새술은 새부대에..과거의 성공기억이 강한 사람은 어려워

연말연초에 개각을 할 것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1년도 안돼 장관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바꾼다고 한다면 ‘성공의 함정’에 빠져 있는 사람보다 새로운 방식을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는 열린 사람을 많이 참여시키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밝혔듯이 이번 위기는 전대미문의 위기이며, 100년만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려면 색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은 “새로 생긴 문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땅이 꺼질 것 같은 상실감을 준 것을 반성하고 남은 4년 동안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려면 과감히 ‘경험의 창조적 파괴’에 나서야 한다. 성공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위기에 대한 올바른 처방이 나오고, 상실감에 찌든 국민들의 살림살이도 하루빨리 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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