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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에 사라진 자통법 16조2항

[제비의 여의도 편지]

제비의 여의도 편지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09.03.02 12:11|조회 : 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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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이 시행된 후 뒷얘기가 적잖다. 국회의 '어이없는' 실수를 향한 불평도 그 중 하나다.

지난 1월 법 개정이 출발점이다. 당초 법에는 기존 금융회사가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대주주 자격 심사를 완화해주는 조항이 있었다. 자통법 16조 2항이다.

이미 금융회사를 설립할 때 엄밀하게 대주주 요건을 따져본 만큼 다른 사업을 추가한다고 해서 설립 때 받던 무거운 심사를 또 받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지난 1월 법 개정과정에서 이 조항이 삭제됐다.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이 사라지다 보니 오히려 대주주 자격 요건은 강화됐다. 자연스레 규제가 하나 만들어진 꼴이 됐다.

대주주 자격 요건은 △대주주의 자기자본이 출자금의 4배 이상 △대주주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 △최대주주 등이 최근 5년간 벌금형 또는 3년간 기관경고 이상이 없을 것 등이다. 이 조건을 피해갈 증권사는 그다지 많지 않다.

# 자통법 시행을 기다리며 신규 사업 진출을 꿈꿨던 증권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국회의 '엄청난 실수'에 대해 '뒷담화'를 퍼붓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졌을까. 시계추를 법 개정 당시인 1월초로 돌려 보자. 이른바 연말 '입법 전쟁'을 마친 여야가 휴전을 선언하며 민생 법안 처리에 나설 때다. 여야는 모두 바빴다.

1월 13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 남은 시간은 불과 1주일.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불과 사나흘밖에 없었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상임위 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와 전체회의를 거쳐야 했다.

대부분 법안이 속도에 떠밀려 흘러갔다. 의원들은 법안 심사 하느라 녹초가 됐지만 뒤늦은 '벼락치기'에 지나지 않았다.

자통법도 그랬다. 정부안과 의원 발의안 등 열개 남짓의 법안이 불과 몇 시간만에 병합 처리됐다. 심사의 대부분은 거래소 허가 문제와 파생상품 규제에 집중됐다. 대주주 자격 요건 문제는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의원들은 법 개정 사실도, 해당 조항 삭제 이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조문 작업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도 몰랐다. "어쩌다보니 조항이 삭제됐고 이런 파장이 있을 줄 몰랐다"(정무위 소속 의원 보좌관)는 군색한 변명이 전부다. 국회 상임위 전문위원도, 정부도 시간에 쫓겼을 뿐이다.

# 지금 국회도 비슷하다. 여당은 몰아친다. 22개 미디어법이 일괄 상정된 것은 출발에 불과하다. 굵직한 법안 모두 직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등 경제와 직결된 법이 대부분이다. 한편에선 여야간 물밑 접촉을 통한 '조율'과 '타협'도 모색된다. 허나 직권상정이건 여야 조율이건 '심사'보단 '처리'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속도'가 또 한번 부작용을 낳진 않을까 걱정이다. 1월의 자통법처럼 말이다. 상임위를 거친 법들도 '실수'가 나오는데 여야 격돌 속 직권 상정이나 지도부간 타협으로 처리되는 법은 오죽할까.

최근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자통법 개정안을 내놨다. 사라진 16조2항을 되살리는 내용도 담았다. 법안 '애프터 서비스(AS)'다. 하지만 이미 잘못된 입법이 가져온 피해는 적잖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직권 상정을 하기 전, 방망이를 두드리기 전 다시 한번 법안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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