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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 대통령의 원조 '잡 셰어링'

[김준형의 뉴욕 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9.03.05 07:00|조회 : 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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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던 허버트 후버 미 대통령은 1932년 8월 '셰어 더 워크 무브먼트(Share the work movement)'의 기치를 내걸었다.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내에 본부를 차리고 스탠더드 오일 사장 월터 티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1932년 9월 티글은 인터뷰에서 이 운동이 최대 200만명 고용을 목표로 할 뿐 아니라 소비를 촉진시켜 기업들과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어떤 회사가 8명의 노동자에게 한달에 125달러씩 1000달러를 월급으로 준다고 치자. 노동자들은 1인당 100달러씩 800달러를 생계를 위해 소비하고 200달러를 저축한다. 8명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10% 적은 112.5달러씩을 임금으로 받는다면, 100달러를 받는 노동자 한명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
회사는 여전히 1000달러를 인건비로 지출하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9명의 생계비에 해당하는 900달러의 소비여력을 갖는 것이다"

당시의 '잡 셰어링'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는지는 수치로 증명하기 힘들다.
1932년 11월12일자 뉴욕 타임즈 기사를 보면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700명의 기업가 은행가 사회운동가들이 모여서 '잡 셰어링'의 확산을 다짐했고, 운동이 시작된지 두달이 된 그때까지만 3500개 기업이 동참했다고 하니 꽤 호응이 있었던 것 같다.
당시 대통령 당선자이자 훗날 '뉴 딜'로 널리 알려지게 되는 프랭클린 D 루즈벨트도 이 행사를 적극 지지했고, 취임후에도 운동을 지속시켰다.

GM 듀퐁 등 대기업들이 근무시간을 '주 5일'로 줄인 것도 이때였다. 대신 임금을 10-20%를 깎아 고용을 늘렸다. 제조업체 뿐 아니라 각 지역 연방은행을 비롯한 금융권도 동참했다.

근 80년전 후버 대통령이 잡셰어링 간판의 '원조'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잡 셰어링'을 금모으기를 능가하는 국가브랜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힘을 모아 성공시킬 필요와 가치가 있는 제안이다. 하지만 '원조'의 경험과 정신에 비춰보면 출발부터 엇나가는 느낌이다.

우리 잡셰어링이 신입사원 초봉 삭감에서 출발한 것은 잡셰어링의 기본 원리와는 거리가 있다. '셰어링'은 말 그대로 이해당사자의 동의 아래 가진 걸 함께 나눈다는 것인데, '초봉삭감'은 아직 회사에 들어오지도 않은 '약자'의 월급만을 흥정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기존 임직원들의 임금반납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시적인 반납과 기본임금 삭감은 차이가 크다. 짐을 함께 지지 않은 선배들은 나중에 들어올 후배들 얼굴보기가 부끄러울 것이고, 장기적으로 조직의 동질성이나 기업문화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잡 셰어링의 다른 한 축인 근로시간 감축이 빠진 채로는 참여자들의 자발적 동의를 얻기가 힘들다.

1932년 뉴욕지역 '셰어 더 워크 무브먼트' 회장을 맡았던 알프레드 슬론 GM사장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당신의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그 대신 좀더 적게 일한다는게 이 운동의 단순한 원리"라고 말한바 있다. 경기가 회복돼 근로시간이 늘게 되면 임금도 함께 늘게 된다.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가 확산될수 있었던 것은 금을 팔아 돈을 받는다는 '대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투명한 경제회생을 전제로 당장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은 경제논리가 아니다.

더 나아가 임직원과 함께 기업의 최대 이해당사자인 주주들, 특히 지분규모가 큰 주요 주주들이 배당을 '셰어'해서 이를 고용 및 투자로 돌릴 필요가 있다.

이런 원칙들이 지켜진다면 '한국적 잡 셰어링'이 대공황 때의 원조 잡셰어링을 압도하는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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