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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우리들의 '도플갱어' 공포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09.03.16 12:46|조회 : 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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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린 뒤 갑자기 추워진 금요일 저녁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리트(가곡) 가수라는 마티아스 괴르네의 공연을 보러갔다. 괴르네가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 '백조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슈베르트는 31세 짧은 생의 마지막 해인 1828년 엄청난 창작열을 발휘했다. 그해 만든 슈베르트의 가곡들은 그가 죽은 후 출판업자에 의해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빛을 보게 된다. 백조는 죽기 전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한번만 운다는 속설이 있다.
 
가곡집 '백조의 노래'중 최고작은 역시 '도플갱어'다. 2003년 국내에서 상영된 일본감독 구로자와 기요시의 작품 '도플갱어' 덕분에 이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

☞ 백조의 노래중 세레나데 듣기


'도플갱어'는 세상 어딘가에 나를 닮은 또 하나의 내가 존재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공포며 죽음의 전조로 간주된다. 큰 충격을 받거나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생기는 정신질환이다.
 
슈베르트의 가곡 '도플갱어'는 떠나버린 그녀의 집을 밤에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고통에 휩싸여 있는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에 공포와 충격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박종면칼럼]우리들의 '도플갱어' 공포

 
영화 '도플갱어'에서는 계속되는 연구 실패로 슬럼프에 빠지는 과학자 하야사키가 연구를 성공시켜 주겠다고 접근하는 또 한 명의 하야사키 도플갱어를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점점 그의 유혹에 빠져들고, 동화되어 간다.

☞ 백조의 노래중 도플갱어 듣기

 
설익은 한국경제의 3월 위기설과 동유럽의 경제상황 악화를 배경으로 최근 다시 몇몇 외신과 일부 해외 신용평가사가 만들어내는 한국경제의 도플갱어에 정부당국도 시장참가자들도 두려움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그들은 지난해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차례 공세를 펼쳤다. 물론 그들이 만들어 전파한 9월 위기설이나 제2의 외환위기 같은 도플갱어는 결국 환영이었음이 드러났지만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유령의 생명력은 끈질기다.
 
몇몇 외신과 신용평가사가 만들어낸 한국경제의 도플갱어에 대해 은행연합회처럼 법적 대응을 하겠다느니 하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하지하의 대책이다. 외신과 마이너 외국 평가사가 노리는 게 바로 상대방이 흥분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럴수록 그들의 보도와 발표 자료는 거꾸로 신뢰를 얻고, 유명세를 탄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정부당국이 국내 언론에 하듯이 말이다. 그들의 왜곡보도와 왜곡분석에는 나름의 노림수와 계산이 깔려 있다.
 
청와대가 외신보도에 일희일비하고,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가 흥분해서 강하게 반박자료를 내는 것을 외신에 대응을 잘했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정말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외신보도도 아니고 해외평가사의 코멘트도 아니다. 문제는 도플갱어가 아니고 한국경제 자체다. 물이 흐리면 발을 씻고,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는다고 했다. 한국경제를 모욕하는 것은 외신도, 평가사도 아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 경제를 모욕했기에 남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고 짓밟으려는 것이다.
 
금요일 밤 가슴 깊은 곳에서 소리를 쏟아내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들려준 '백조의 노래' 마지막 곡은 '비둘기 우편'이었다.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는 절망과 체념이 아니라 비둘기 우편을 통해 지치지도 않고, 낙담하지도 않고, 칭찬도 보상도 바라지 않으면서 한 가닥 소중한 희망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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