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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돈거래로 본 노무현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09.04.13 14:09|조회 : 9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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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제대로 아는 것은 정말 어렵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만 저 사람이 정말 이런 사람이었나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삶은 늘 이런 일의 연속이다.
 
그래도 사람을 아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돈으로 사람을 보는 것이다. 돈거래를 해보면 본모습을 그나마 좀 알 수 있다. 굳이 거래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끼 식사 후 누가 계산을 하는지 보면 된다.
 
밥값이나 술값은 무조건 선배가 계산하는 게 불문율로 돼 있는 기자동네에도 돈 낼 때만 되면 꽁무니를 빼는 친구가 없지 않다. 급한 일이 생겼다며 며칠만 빌려달라고 꾸어간 푼돈조차 꼭 몇번씩 재촉해야 갚는 사람도 있다.
 
돈거래를 해보면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대략 보인다. 종교인도, 시인도 예외가 없다. 대통령인들 예외겠는가.
 
불행하게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전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본인이나 측근들 가운데 돈거래가 문제되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은 대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의 돈을 받아 정치자금으로도 썼지만 상당액을 개인 축재용으로 돌렸다. 이들은 혹독하게 법적 대가를 치렀다.
 
김대중 김영삼 전대통령과 대통령직에 2차례 도전한 이회창씨는 측근들을 통해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챙긴 것은 없었다. 한국적 정치현실을 감안하면 대통령선거나 총선 과정에서 정치자금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던 만큼 법적으로 처벌받지도 않았다. 국민들도 김대중 김영삼 이회창씨에게 돈과 관련해선 크게 욕하지 않는다.
 
지금 문제가 되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돈거래는 이들과 많이 다르다. 2002년 대선후보 시절 불법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때문인지 몰라도 문제가 되는 145억원 가운데 직접 정치자금으로 쓴 돈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이 돈이 모두 문제가 된다고 해도 사실 전임 대통령들이나 측근들이 받아 챙긴 수천, 수백 억원에 비하면 적은 돈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대통령의 145억원은 법적 처벌은 차치하고라도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을까. 대답은 전혀 아니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 이상으로 욕을 먹고 있다. 왜일까.

노 전대통령의 145억원은 아내가 됐든, 아들이 됐든, 아니면 조카사위든 모두 개인적으로 연관됐다는 점에서 전임 대통령들과 확연히 다르다. 정치자금은 불법이라고 해도 일부 대의명분이 있다. 그렇지만 아내가, 아들이, 형님과 조카사위가 챙겼다면 할 말이 없다.
 
더욱이 대통령 재임기간에 청와대에서 직접 돈을 챙기는가 하면 집 짓는다고 빌리고, 빚 갚는다고 빌리고, 국민들이 더 민망하다.
 
이번 돈거래를 보면 노무현 전대통령과 그의 가족, 친인척들의 가난하고 불우했던 과거가 선명하게 보인다.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 가족이 됐지만 과거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끝끝내 봉하마을의 아저씨 아줌마로 머물렀다.
 
이런 점에서 어린 시절엔 가난했지만 어른이 돼서는 내내 부자였던 현 대통령에게서 그나마 안도감을 느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가시밭으로 떨어진 전임자를 보면서 칼날의 푸른 서슬만 자랑하지 말고 마땅히 그 마지막 길을 미리 살피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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