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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 노무현과 성장정책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입력 : 2009.05.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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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대면한 것은 딱 한 번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이자 필자가 머니투데이로 오기 전 경제연구원에 몸담고 있던 시절이다.

 그때 고인은 나를 포함, 3명의 연구원을 모아놓고 생명보험사 상장 등 금융사 이슈에 대해 몇 가지를 물었다. 막상 접하고 보니 고인은 이슈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놓았던 것같다. "이 이슈의 핵심은 이것이죠? 이것은 이런 어려움이 있는 것같으니 그 정도만 짚고 넘어갑시다." 말투가 대략 이랬다.

이슈내용에 대한 브리핑보다 문제의 해결 가능성과 어려움 정도만 체크한 듯이 보였다. 만남은 10분 정도 됐을까. 그러나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스타일에 대해 강한 인상을 갖기는 충분했다.

 그 뒤로 그 분은 여러 역정을 거쳐 1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필자는 머니투데이로 와서 데스크 생활을 하면서 노무현 정책을 평가하고 보도하는 입장이 됐다.

 솔직히 필자는 데스크로서 노무현표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았다. '왼쪽분'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분권ㆍ자율ㆍ개방을 표방한 이념적 기치가 싫어서도 아니었다. 다 좋은데 딱 하나 빠진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성장'(growth)이라는 화두였다. 집권기간 내내 '부양'이라는 단어를 기피하고 성장 화두를 껴안지 못한 채 겉돌았다.

성장이 중심에서 빠진 정책은 무엇을 하든 아귀가 맞지 않고 공허했다. 성장이 보수의 간판이라 생각해서 그랬는지, 정말 거품을 만들기 싫어서 그랬는지 속내는 모르겠다. `성장정책=부양정책'이 아닌데도 말이다.

 물론 집권기간의 경제는 좋았다. 본인 말대로 아쉬운 대로 4.5노트로 성장했고 코스피지수도 2000을 넘었다. 그러나 그것은 세계경제가 좋았을 때, 국제 금융시장이 거품을 만들던 시절 한국경제가 글로벌 호황에 묻혀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환경에 묻어가서 저절로 이 같은 성과가 나온 것과 처음부터 성장 화두를 포용하면서 만든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정책화두로 성장이 들어 있느냐, 아니냐가 경제주체에 주는 정서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그 효과는 매우 크다.

 집권 중반 이후는 세계경제가 호시절이었으므로 성장 화두를 품어도 실무정책은 부양을 하기는커녕 긴축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이나 정책에서 나타난 성장기피증은 기업과 투자자는 물론 국민까지도 삐딱하게 만들었다. 그런 삐딱함은 다른 경제정책까지 진행을 순조롭게 만들지 못한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성장을 포용했더라면 균형발전정책도 반대에 덜 부딪치고 무수한 대책을 쏟아낸 부동산투기 억제정책 또한 반시장정책으로 코너에 몰리지 않지 않았을까. 성장 화두와 동떨어졌던 부동산 억제대책은 그 시대적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계급투쟁적 요소만 불거진 채 허탈감만 키웠다.

복지정책도 2030계획으로 꿈은 원대했지만 증세라는 현실의 벽에 막혀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 역시 성장에 대한 포용이 있었으면 국민적 합의가 좀더 수월했을지 모른다.

 성장은 왼쪽이 기피할 것도, 오른쪽이 전유물로 삼을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살 길이라 그렇다. 대한민국은 젊다. 20∼50대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다. 그같은 혈기왕성한 사람에게 일자리와 사업거리를 부지런히 줘야할 사명이 위정자에게 있다.

 경제는 이념 이전에 엔지니어링이다. 항상 키를 놓아서는 안되며 그렇다고 천박하거나 과격해서도 안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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