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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슈퍼스타'의 화려한 부활

[이기자의 '정치야 놀자']

이기자의 '정치야놀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입력 : 2009.06.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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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마흔이 넘어 서여의도를 밟았습니다. '경제'로 가득 채워진 머리 속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려 합니다. 정치…. 멀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두리번거리겠습니다. 좌충우돌하겠습니다. 정치를 먼 나라 얘기가 아닌, 우리 삶 속에서 숨쉬는 얘깃거리로 다뤄보겠습니다. 정치를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데려 오겠습니다.
옛 '슈퍼스타'의 화려한 부활
#마치 옛 영화를 다시 보는 느낌이다. 켜켜이 먼지가 쌓인 낡은 테이프가 느닷없이 돌아가는데 화면에 오랜 추억 속 장면이 펼쳐진다.

한때 보수와 진보가 '상한가'를 구가한 적이 있다. 보수와 진보는 당시 '슈퍼스타'였다. 가는 곳마다 "나는 보수다", "나는 진보다"를 외쳤다. 이름 좀 알려진 사람이면 너나할 것 없이 자신의 색깔을 정해야 했다. '회색인간', 완곡해서 말하자면 '합리적인 중립'은 설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성장', '발전'을 내세웠던 보수는 진보를 '빨갱이'라며 몰아붙였다. '민주주의', '민중'을 앞세운 진보는 보수를 '수구세력', '반역사적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와 진보의 충돌은 갈수록 거세졌다. 두 거물의 대립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부침을 거듭했다. 오랜 충돌 끝에 만년 주연이었던 보수는 진보에 밀려 조연으로 내려앉았지만 절치부심 끝에 10년만에 다시 주연 자리를 되찾았다.

#보수의 화려한 부활은 '실용주의' 때문에 가능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은 오랜 조연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묘책'으로 실용주의 전략을 내세웠다.

진보의 어눌한 연기에 식상했던 국민들은 세련된 실용주의에 푹 빠졌다. "더 이상 아마추어에게 주연을 맡겨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이미 널리 확산된 터였다. 다들 불가능할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던 '청계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CEO 앞에 다른 주연 경쟁자들은 빛을 잃었다.

#실용주의 속에 담긴 국민의 여망은 무엇일까. 실용주의(pragmatism)는 '실제 결과가 진리를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행동을 중시하며 최종결과로 진리와 객관성을 헤아린다. 이를 사회·경제적 영역으로 확대하면 경제·복지·삶의 질을 두루 향상시키는 지향으로 이어진다.

보수가 10년만에 압도적인 표차로 주인공 자리를 다시 꿰차게 된 것은 바로 이런 국민들의 기대 때문이었다. 이념을 앞세우지 않을 정권, 삶의 질을 하루하루 높여나갈 정권, 국민의 열망과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행동으로 이를 실천해 나갈 정권 그리고 무엇보다 믿음을 주는 정권….

#"너는 보수냐, 진보냐" 요즘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국민들 특히 20~30대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그게 왜…", "무슨 뜻이야?"란 반응이다. 보수와 진보가 치열한 대립을 펼치며 국민의 삶을 좌우하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는 예전에 '잘 나가던' 슈퍼스타였을 뿐이다. 스타란 늘 그렇듯 인기가 시들해지면 추억을 먹고 살 뿐이다.

그런데 요즘 뜬금없이 보수와 진보가 낡은 스크린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보수와 진보는 갑자기 젊음을 되찾은 듯 왕성한 활동에 나섰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결집을 외치고 있다. 그 와중에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사태가 터졌고 '안보 정국'이란 먼 추억 속의 레퍼토리마저 다시 등장했다.

#인기 설문조사를 하면 국회와 정당이 늘 꼴찌에서 1, 2위를 다툰다. 국회의원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인기 없는 직업군에 속한다. 정치 영역의 브랜드가치와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가장 낮다는 얘기도 오간다.

왜 그럴까. 최근 보수와 진보의 화려한 부활(?)은 이에 대한 답을 짐작케한다. 보수와 진보는 '조문 정국'을 맞아 낡은 무기를 꺼내 들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이미지를 변신할 새로운 레퍼토리를 준비하지 못했으니 서랍 속 추억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 '한때 꽤 인기를 누렸으니 지금도 혹시'하는 기대일까.

보수와 진보의 '낯선' 부활은 왠지 씁쓸한 느낌을 갖게 한다. 시대는 저만치 성큼 내닫고 있는데 그들은 자꾸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려한다. 80세의 외모로 태어나 자꾸 젊어지면서 결국 '사라짐(無)'을 예감한 채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곁을 떠나야 하는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 역). 거꾸로 도는 시침은 그렇게 슬플진대 보수와 진보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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