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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게이트'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입력 : 2009.07.29 15:24|조회 : 7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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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사과 술을 내게 됐다.

요 며칠간 미국 언론에서 빌 게이츠보다 더 자주 거론되고 있는 로버트 루이스 게이츠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흑인들 사이에서는 최고 유명인사 중 한 명이다.

게이츠 교수는 30대 초반에 예일대 교수로 출발한 영문학자로 인종차별 문제와 흑인문학에 집중해왔다. 하버드대학교 앞 햄버거집 주인이 '게이츠 버거'라는 메뉴를 만들었을 정도이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다.

이런 사람을 자신의 집에서, 그것도 수갑을 채워서 끌고 나온 제임스 클로리 경관의 행동을 오바마 대통령이 '멍청한짓(Stupid)'이라고 한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자신의 발언이 멍청한 짓이었음을 깨달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말을 좀 다듬었어야 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저녁 백악관 뜰에 두 당사자를 불러 화해 맥주를 내기로 했다. 오바마다운 화통한 해법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한번 일어난 진흙 회오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보수채널 폭스뉴스의 비평가 글렌 벡은 방송에서 오바마야 말로 백인과 백인문화에 깊은 증오를 가진 인종주의자라고 쏘아붙였다.

뉴욕 맨해튼 구청장의 부대변인은 블로그에서 오바마를 '오더마(O-dumb-a:멍청아)'라고 썼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사표를 내기도 했다. '전국 흑인 사법경찰관 협회'는 "흑인들에 대한 부당한 편견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백악관이 어떤 맥주를 내놓을지 고민한다는 등 게이츠와 클로리가 아일랜드계로 뿌리가 같다는 등, 게이츠가 운영하는 재단이 세금 신고기한을 어겼다는 등 각종 '잡음'들이 가세하면서 '게이츠 게이트'(Gates Gate)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누적된 흑인들의 피해의식이나, 이로 인한 '과민반응'이 '게이츠 게이트'의 출발점이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런 '인종주의(Racism)'에 '신분주의(Rankism)'가 가세하면서 문제가 더 꼬인게 이번 사건이다.

흑인이 벤츠를 몰고 가면 불심검문을 당할 확률이 7배라는 식의 말들은 과장이 아니다. 문이 잠긴 자신의 집을 들어가려다 '체포'된 게이츠 교수가 경관에게 "내가 흑인이고, 당신이 백인 경찰이래서 그래?"라고 대든 것은 평소에는 잠복돼 있다가도 흥분된 상태에서는 어떤 흑인이건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분노다.

특히 하버드 대학 교수가 대학촌 내의 자기 집에서도 무시당했고, 그 이유가 흑인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더욱 분노는 커질 것이다.

경찰관들의 과잉대응도 일상사다. 한국에서는 곧잘 무능한 공권력을 개탄하지만, 미국 경찰들은 종종 자신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복'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눈을 치켜뜨고 대드는 게이츠 교수에게 본때를 보이는게 '우월적 지위'에 놓여 있는 경관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더구나 그 상대가 흑인이라면 잣대는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백악관 화합주 미팅이 '게이츠 게이트'를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흑인들의 신분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인종주의'와 '신분주의'가 휘발성 높은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걸 미국인들이 더 자주 목격할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차별에 사회적 권력교체가 가세할 때 나타나는 갈등과 비용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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