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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 검은 백조 & 아웃라이어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입력 : 2009.08.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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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 검은 백조 & 아웃라이어
아침 일산 쪽에서 오는 출근길에 늘 버스차창으로 저멀리 북한산과 주변 야산들의 산등성이를 본다. 어쩌면 그렇게 산이 흐르는 모양이 주가지수랑 닮았는지 모르겠다. 느슨하게 이어지다 가파르게 오르고 또 가파르게 떨어진다.

쌍봉까지 그럴싸한 게 대한민국 산 능선을 보면 기술적 분석에 나오는 주가패턴은 다 있지 싶다. 산도 오르는 것은 힘들지만 굴러떨어지는 것은 한순간 아니던가.

 돌이켜보면 세상은 99.9%의 있을 법한 일로 망가지는 것이 아니고 0.1%의 도저히 있을 것같지 않은 일로 망가진다는 생각이 든다. 통계학에서 말하는 아웃라이어, 니컬러스 탈레브가 저서에서 `검은 백조'라 명명한 그 현상이다. 백조는 희다고만 생각했는데 한 마리 검은백조의 등장으로 그 이전의 익숙한 경험평균이 다 무너진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도 마찬가지다. 위기라는 것이 어쩌면 그렇게 과거 경험이 무색할 정도로 얼굴을 달리하며 나타나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고도성장을 구가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며 샴페인을 터트릴 때 환란이라는 괴물을 만났다. 그것을 빨리 극복해 자랑 좀 할 만하니 2002∼2003년 신용카드 대란을 만났다. 그것도 빨리 극복하고 몇년 잘 나간다 했는데 2008년 이후 모기지 금융위기라는 더 큰 괴물위기를 만났다.

이같은 위기는 한결같이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고 그에 따른 충격도 어마어마했다. 그때마다 금융사는 몇년 걸쳐 번 돈을 위기 한방에 다 잃었고 몰락한 대기업도 적지 않다.

 앞으로 도래할 위기도 과거 경험을 무수히 참고해서 예측하려고 해도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98년 환란 후 금융위기 경고지표를 만든다고 얼마나 법석을 떨었던가. 그러나 그렇게 연구해서 만든 위기경고 지표는 이번에 아무 쓸모가 없었다. 지나간 태풍을 아무리 분석한들 다가올 태풍의 발생시기나 궤적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있을 수 있는 검은 백조성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위기가 터지면 위험관리를 목청 높여 외치고 돈 벌 일까지도 안한다. 그러다 상황이 풀리면 언제 위기를 겪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자금을 넣고 투자한다.

위기라는 놈은 이같은 인간의 태도를 너무 잘 아는 듯하다. 절대로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곳에서는 일을 벌이지 않는다.

 사람은 보호본능이 무척 강하다. 이는 위험 대비를 대단히 위험하게 만든다. 자기에게 해가 될 만한 것은 의식적으로 발생확률을 낮게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 사업돚투자에 실패할 확률,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할 가능성…. 모두 가능성을 인정하고 싶은가. 아닐 것이다. 위험이 있음을 인정하기 싫어해서 `설마' 하고 넘기다 `설마'에 죽는다.

 악마 중 제일 무서운 악마가 `설마'인가 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처음 문제됐을 때 위기가 전체 모기지로 확산되지 않으리란 예측이 얼마나 많았는가. 2007년 10월 방문한 뉴욕 리먼브러더스 채권펀드매니저는 자신의 펀드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없다고 자랑까지 했다. 그 1년 뒤 리먼브러더스는 없어졌다.

 우리나라의 홍수 대비책을 보면 홍수 예방 예산보다 사후복구 예산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검은 백조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평균적 생각 때문일 텐데 그 패턴이 경제위기에 대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예측하기 힘든 국가적 재앙에 대비해 쉽게 붕괴될 수 없는 방파제를 만들어야 한다. 외환보유액을 1년내 만기도래하는 외채의 200% 수준까지 유지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남북 통일 가능성에 대비한다면 외환보유액은 더 많아야 한다. jo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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