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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를 오리학교에 보내지 마라

[홍찬선칼럼]수백만명 먹여살릴 인재를 키워야

홍찬선칼럼 홍찬선 머니투데이방송 보도국장 |입력 : 2009.10.06 14:11|조회 : 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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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를 오리학교에 보내지 마라
옛날에 위기에 빠진 동물 나라에서 학교를 세웠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며 닥치는 문제를 과거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접근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 학교의 필수과목은 달리기 기어오르기 헤엄치기 날기였다. 동물은 모든 기능을 다 배워야 진정한 동물이 될 수 있다는 ‘전동(全動)교육’ 원칙에 따른 것이다. 수영을 잘하는 오리는 날기와 달리기 공부를 하느라 수영도 미에 만족해야 했다. 토끼는 수영 때문에 달리기를 포기해야 했고, 다람쥐는 날기와 수영에서 양을 받기 위해 주특기인 기어오르기도 힘들게 양을 받았다. 문제아인 독수리만 수영을 배우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 끝까지 기어오른 뒤 내려오지 않고 훨훨 날아 학교를 떠났다.

댈러스 신학교 총장인 찰스 스윈돌(Charles R. Swindoll)이 쓴 『한창 때 강하게 성장하라(Growing Strong in the Seasons of Life)』이란 책에 나오는 우화다. 오리 다람쥐 토끼 독수리 등 각각의 동물이 갖고 있는 특기를 무시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보통 수준에도 이르기 어려운 것을 가르쳐 쓸모없는 보통동물을 만드는 현실을 비꼬고 있다.

경영 컨설턴트인 짐 론은 경영의 제1원칙으로 “오리를 독수리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갈파했다. 오리를 독수리학교에 보내면, 오리를 실망시키는 것은 물론 독수리의 불만을 사며, 당신까지도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인(全人)교육을 지향하는 우리의 초중고 교육도 비슷하다. 자녀가 중간고사에서 미술 90점, 영어 80점, 수학 70점을 받았다고 해보자. 학원을 다닌다면 어느 과목을 들어야 할까? 100이면 99 정도는 수학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녀는 미술에 흥미와 재능이 있고 장차 디자이너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면 어떨까? 수학보다는 미술 학원에 다니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미술을 공부하면 신이 나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100점을 쉽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기 싫은 수학학원에 다니면 공부에 흥미를 잃어 미술 성적마저 떨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긋지긋한 농구까지 해야 한다면…

이런 일은 회사와 주식투자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어느 사업부에서 즐겁게 일하며 성과를 내는 유능한 사람을, 부진한 사업부를 끌어올리라는 특명을 붙여 배치한다. 조직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겠지만, 당사자가 그걸 싫어하거나 그 분야에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주가가 잘 오르고 있는 종목을 팔아서, 자꾸 떨어지기만 하는 속 썩이는 주식을 더 사는 물타기를 하면 결과는 어떨까?

21세기는 한명의 천재가 수십만, 수백만 명을 이기는 ‘소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시대다. 병사가 많은 쪽이 적은 쪽을 이기는 ‘다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전투에서조차도, 창의적인 지휘자가 있을 경우 중과부적의 열세를 딛고 승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천재를 길러내느냐 못하느냐가 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한국경제가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에서 가장 빨리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G20회의에서도 대접을 융숭하게 받고, 내년 회의를 유치했다. 가슴 벅차고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경제가 지표상으로 좋아지고 있어도 실제 내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기업의 투자가 늘고, 반도체를 대신할 신수종 사업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많이 키워내야 할텐데 오리를 독수리 학교에 보내는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일 게 분명하다.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노벨상 축제를 올해도 가능성 낮은 내년을 기약하며 보낼 것이다. 우리는 언제쯤 수영 잘하는 오리는 수영 전문가로, 높이 날며 사냥이 특기인 독수리는 새의 우두머리로 키워 해마다 노벨상을 받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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