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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가을에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09.10.26 12:38|조회 : 5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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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절정입니다. 저도 지난 주말 후배들과 강화도로 1박2일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신문사 야유회라는 게 대개 밤 새워 술 마시는 것인데,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이른 아침밥을 먹고는 강화 올레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강화에선 올레길이라고 하지 않고 '나들길'이라고 하더군요. 강화는 섬이지만 산이 높고 들은 넓습니다. 역사유적도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노랗고 붉은 산과 순무와 고구마 벼의 들, 갈대숲과 갯벌의 바다, 그리고 유적지까지 4시간 넘게 걸은 강화 나들길은 너무 짧았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와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로 시작되는, 교과서에도 실린, 가을보다 더 가을색이 짙은 릴케의 시 '가을날'을 기억하시지요.
[박종면칼럼]가을에
저는 이 시에서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혼자로 남아/ 깨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뭇잎 떨어져 뒹굴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불안스레 방황할 것입니다'라는 마지막 구절을 좋아합니다. 인생의 가을날을 돌아보게 합니다.
 
가을에는 릴케의 시도 좋지만 편지도 좋습니다. 릴케의 서간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고독으로부터 찾는 해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고독은 가을의 또다른 말입니다.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예술작품이란 한없이 고독한 것이며, 고독을 사랑하고 견뎌내며, 고독을 자신의 의지처이자 고향으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고독은 우리가 택하거나 버릴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며, 우리는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임에도 마치 그렇지 않은 듯이 스스로를 속인다고 지적합니다. 릴케는 남녀의 사랑조차 두 연인이 서로가 서로의 고독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 '가을남자' 브람스의 교향곡4번 2악장 듣기
  (사이먼 래틀지휘, 베를린필 연주)

 
그러나 이 가을에 고독해야 할 사람은 예술가나 사랑하는 남녀만은 아닙니다. 정치 지도자들도 진정 고독해야 합니다. 고독은 포퓰리즘의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세종시 논란'을 보면서 특히 그런 생각이 듭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과 달리 본질은 대통령 선거때마다 충청권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비극적 한국 정치현실의 산물입니다. 세종시 건설은 충청권에 대한 특혜고 선심이며 아부행위입니다.
 
대선 승리를 노리는 각 정파의 후보들은 충청권 표를 의식한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심각한 문제점과 부작용, 엄청난 비용 등을 잘 알면서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아닙니다. 대통령 당선 전의 이명박 후보가 그랬고, 세종시 축소 논란에 대해 절대 안된다며 쐐기를 박고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금 그렇습니다. 정운찬 총리가 취임일성으로 세종시 문제의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지만 그 역시 대권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학자적 양심과 정치 야망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세종시 문제의 해법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다시는 대선후보로 나설 수 없는 유일한 정치인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권에 부담이 되더라도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택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신념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울산 창원 구미 등 경쟁력 있는 도시들은 모두 정부기관보다 산업체가 있기 때문이라는 기업도시 해법에도 공감합니다.
 
릴케는 깊은 고독에의 침잠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 거기서 참된 해법을 찾아내라고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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