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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국회'…"이게 정당정치야?"

[이기자의 '정치야 놀자']

이기자의 '정치야놀자'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입력 : 2009.11.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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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국회'…"이게 정당정치야?"
#조선시대에 벌어진 당쟁은 꽤나 생산적이었다. 비록 폐해도 있었지만 당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선시대 당쟁은 조정에서 벌어진 정치적 토론과정을 뜻했다. 사실 '당쟁', '붕당'은 일제가 붙인 용어다. 우리 선조들은 '당의(黨議)' 라고 일컬었다. 당 사이의 의논과 토의를 거쳐 올바른 원칙과 정책을 가려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일제 치하의 '붕당' 이미지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당쟁이 가장 치열했을 때 백성(국민)들은 가장 살기 좋았다. 바로 숙종 때였다. 선조 때 싹튼 당쟁은 분화와 진화를 거듭해 숙종 연간에 일정 정도 완성된 형태의 당으로 '숙성됐다.'

당시 각 당은 정치적 정당성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고 그 과정에서 여론의 향방에 주목했다. 경쟁적으로 백성을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놨고 경쟁상대의 부패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숙종은 조선시대 드물게 나타난 성군으로 칭송받게 됐다. 임진왜란이란 국난을 겪었음에도 선조 시절에 빠르게 국력을 회복한 것도 당쟁을 통해 등장한 현실지향적 정책 등에 힘입은 것이다.

비록 후기에 소수 권력자들의 쟁탈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조선시대 당쟁은 △상대방의 존재와 비판을 인정하고 △언론을 통한 비판을 허용하는 등 근대적 정치형태를 위한 씨앗을 품고 있었다.

#2009년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당정치는 매우 소모적이다. 저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발전을 외치지만 격렬한 대립과 충돌 속에 '대의(大義)'는 자취를 감추고 얄팍한 잇속만 난무한다.

현재 국회에서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상대방을 정치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틈 날 때마다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헐뜯기 바쁘다. 각 당 대변인들이 내놓는 논평은 다른 당을 향해 던지는 '전투용어'들로 넘쳐난다. 조잡한 표현과 유치한 비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회의 핵심 임무는 △행정·사법부에 대한 견제 △국가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입법활동 △민의 반영과 국론 통일 등이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정신, 시대흐름을 꿰뚫는 혜안, 합리적인 토론문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회는 자신의 문제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법을 놓고 첨예한 대립 끝에 끝내 헌법재판소를 찾아가는 해프닝을 벌였다. 난처해진 헌법재판소는 '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지만 법 자체는 유효하다'는 어정쩡한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 다시 국회로 넘어온 '공'은 역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지팡하고 있다.

한국 정당들은 예외없이 보스·계파 정치 속에서 성장했다. 과거 조선시대 당처럼 이렇다할 철학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두목(보스)을 위한, 두목에 의한, 두목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어진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대립이 바로 그렇다.

소수 권력자들의 다툼이 정당과 계파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급기야 국론분열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 속에서 한국의 정치는 좌표 없이 표류하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고 한데 모아 발전의 지렛대로 삼아야 할 국회가 국론분열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원들을 만나 '왜 이렇게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냐'고 물으면 으레 "글쎄…원래 그렇지 뭐", "때가 때 인만큼", "말이 안 통해" 등 고만고만한 반응을 접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면 "지금 그게 가능하겠어", "저 쪽이 변해야지"라는 시큰둥한 말에 저절로 하품을 짓게 된다. '당신의 철학은 무엇이고, 어떤 삶을 좇고 있는가', '당신의 경쟁력은 무엇이고, 지금 잘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삼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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