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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KB금융 회장 자리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09.12.07 12:37|조회 : 8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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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그 스스로 완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부분이며, 대양의 일부다. (중략)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리느니."

존 던(John Donne)이라는 17세기 영국시인이 쓴 '명상 17'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이 기도문에 나오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문장을 헤밍웨이가 소설 제목으로 뽑아 씀으로써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누군가가 죽으면 교회의 종이 울렸고, 이번에도 교회의 종이 울리자 누가 죽었는지 알아보려고 심부름하는 어린애를 보내려다가 문득 깨닫습니다. 종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 울린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인 최영미는 '내가 사랑하는 시'에서 이 기도문을 소개하면서 아무리 보잘것 없는 사람의 죽음도 '나'와 연관지으려는 개인의 각성에서 바로크시대가 도래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 혹은 자신의 영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만 머물던 생각이 좁은 틀을 벗어나 우주로 확대되면서 근대가 열렸다고 해설합니다.

#황영기 전 회장이 KB금융지주 재임시절 강력하게 추진한 게 있습니다. 사외이사제도를 개편하는 것이었죠. 그도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아 회장이 됐지만 그들의 권한이 너무 막강했고, 무소불위의 권력이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냉담했습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집행부를 견제하는데 왜 고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외이사제도 개편 추진 등으로 황 전회장과 KB금융 사외이사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합병 실탄 마련용으로 추진한 2조원의 증자는 1조원으로 깎이고 말았습니다. 황 전회장이 물러난 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가 아니었더라도 그는 아마 KB금융 사외이사들에 의해서라도 쫓겨났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황 전회장이 아무리 미웠더라도 KB금융 사외이사제도를 미리 바꿨다면 금융당국은 내심 지지를 보냈던 관료 출신 후보를 이번에 회장 자리에 앉힐 수 있지 않았을까요.
 
금융위기 이후 마치 이때다 싶은 듯이 거칠어지는 금융당국의 개입과 규제가 아니었다면 이번에 다시 관치금융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고,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KB금융 이사회 의장 자신도 그런 말을 했지만 진작 사외이사들 스스로 변하고, 견제했다면 이번처럼 사방팔방에서 몰매를 맞거나 연봉까지 까발림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 안팎에서 나중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 KB금융 사외이사 자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강정원 회장 내정자는 앞으로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의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관대함과 포용력을 보여야 김승유 라응찬 회장 같은 금융권의 성공한 CEO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제 '강정원 행장'이 아니고 '강정원 회장'입니다.
 
강정원 회장 내정자는 아울러 불행하게 퇴진한 김정태 전 행장이나 황영기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시인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나'와 연관지으려는 각성, 생각의 틀을 자신이 속한 공동체 밖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 '근대'로 이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KB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벌어진 파행과 암투를 보면 한국금융은 아직 '전근대'에 머물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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