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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문 열면 새가 날아 들어온다고?

[홍찬선칼럼]핫머니를 통제하고 환율주권을 회복해야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대우 금융부장 |입력 : 2010.02.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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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문 열면 새가 날아 들어온다고?
새장의 문을 열어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장 안에 있던 새가 날아갈까, 아니면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는 새가 새장으로 날아 들어올까.

이런 문제를 내면 십중팔구는 안쓰러운 표정을 하고 쳐다본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와 ‘제 정신이냐’를 묻는 눈길이다. 새장의 새가 훨훨 날아갈지언정 하늘을 나는 새가 새장으로 스스로 날아 들어올 리가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당연한 일도 경제현실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자본자유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외국자본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막지 않고 자유롭게 국경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외국자본이 필요할 때 들어와서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 경제가 잘 돌아갈 때는 외국자본이 과도하게 들어와 주식과 채권 및 부동산을 사들여 가격을 지나치게 높임으로써 거품을 만든다. 그리고 상황이 어려워져 외국자본이 정작 필요할 때는 오히려 한꺼번에 빠져나가 멀쩡한 한국경제를 위기에 빠뜨린다. 그 와중에 선의의 중산층들은 쪽박의 고통을 겪는다.

햇볕 날 때 우산 빌려주고 비오면 빼앗아 가는 외국자본

이는 2008년 4분기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해 9월 중순,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뒤 4개월 동안 약 700억달러의 달러가 유출됐다. 이중 250억달러가 주식과 채권을 판 자금이고, 나머지 450억달러 중 300억달러가 외국은행 국내지점을 통해 빠져 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외환보유액의 약30%에 이르는 엄청난 외화가 갑작스럽게 이탈하면서 2008년 1월 937원이었던 원달러환율은 한때 1500원을 넘었고 코스피도 일시적으로 892까지 폭락했다. 키고에 가입한 기업들과 주식투자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날씨가 좋을 때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기 시작하자 뺏어가 비를 흠뻑 맞고 감기몸살에 폐렴까지 들도록 한 셈이다.

새장의 문을 열어놓으면 밖의 새가 안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안에 있던 새가 날아가 버린다는 진리를 확인한 것이다. 전 세계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3조2100억달러(07년 기준)이며 연간으로는 800조달러에 이른다. 반면 상품교역액은 3조달러로 4%도 안된다. 환율은 국가 사이의 상품과 용역의 교역이 아니라 단기투기자금, 즉 핫머니의 투기적 거래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환율이 경상수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국제경제학 교과서의 설명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자본이 아무런 제한 없이 국경을 넘나들 수 있도록 완전히 자유화해 놓고, 원달러환율도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되도록 완전자유변동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다. 새장의 문을 열면 밖의 새가 스스로 새장 안으로 날아 들어올 것으로 믿고 있는 셈이다.

새장 문 열어놓으면 하늘 나는 새가 날아 들어올 것으로 착각하는 이유

왜 이런 착각에 빠져 있을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의 강력한 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강요론’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살기 위해 그런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는 ‘상황론’이다. 강요론은 1997년 외환위기 때, IMF(국제통화기금)에서 긴급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본과 환율의 완전자유화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상황론은 자원과 시장이 부족한 ‘소국’이 원유와 부품 등을 사와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자유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국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라는 멍에 때문에 자본과 환율의 자유화라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또 지금까지 그런 혜택을 받아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브 프라임 위기 이후 이론과 현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자본과 환율의 자유화를 주창하던 ‘워싱턴 컨센서스’는 시장의 실패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과 통제를 당연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의 의장국이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절대적 호기(好機)이다.

G20 의장국으로서 자본-환율자유화 오류 바로 잡아야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환율주권론’을 강조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자본자유화가 경제안정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이론적 근거와 현실적 타당성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자본이동과 환율변동을 통제함으로써 투기자본으로부터 국가경제를 지키는 것은 새장의 문을 열어 새를 날아가도록 하는 오류를 바로잡는 길이다. 새장을 운동장만큼 키워, 즉 원화 국제화와 서울 외환시장의 확대를 통해 새장을 열어도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게 될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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