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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소리의 마케팅 인사이트

[마케팅톡톡]포옹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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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소리의 마케팅 인사이트
'신음소리'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죠? 병원, 실업자, 아이티, 시골 여관방?

1위가 되었다고 환호하던 토요타가 흘리는 저 신음소리가 들리나요?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3번 사과했고 미국 국회 청문회에도 굴욕적인 출석을 해야 합니다. 일본 전체가 신음소리를 내는데 샘통이라고요? 아닐걸요. 다음은 현대차나 삼성이 타깃이 될지도 모르는데.

토요타 사태를 보니 국가나 기업, 개인들의 신음소리에 중요한 마케팅 팁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지 못해 나오는 시그널인 신음소리에 마케팅 인사이트(Insight)가 없을 수 없습니다. "고객의 소리를 들어라" 하면 우리는 큰 목소리만 듣는데 아주 낮은 소리인 신음소리를 들어야 혁신기업입니다. 니컬러스 니그로폰테가 창업한 MIT랩의 정신은 '인간을 위한 과학과 기술'인데 부엌에서 고생하는 주부, 노약자, 장애인들의 신음소리를 듣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겁니다. 그가 주창한 'OLPC(One Laptop per Child·오지 어린이에게 100달러짜리 랩톱을 보급하는) 캠페인'도 정보혁명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부모들의 애타는 신음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죠.

우리 주변에서도 들릴 겁니다. 엄청난 등록금을 내고 토익 900점 스펙을 쌓고도 후배들 눈치 보며 도서관을 찾는 미취업 젊은이의 신음소리, 50대에 명퇴해서 아침부터 등산을 해야 하는 젊은 시니어들의 신음소리, 게임에 빠진 자식의 안경도수를 6개월마다 올리러 안과를 가는 수백만 한국엄마, "아빠의 경제력이 아이의 학력을 결정한다"는 말에 고개 떨구는 이 땅의 학부모들, "아이폰 앱스토어, 트위터, 증강현실…, 도대체 모르겠어"라며 고개 흔드는 통신낙오자들의 신음소리….

신음소리는 '시그널'입니다.

UCLA 교수 메라비언(A. Merhabian)은 '사일런트 메시지'(Silent Message)에서 타인에게 인상을 미치는 데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적인 것은 7%라고 밝혔는데 청각시그널이 언어시그널의 5.5배나 됩니다. 말 잘하고 학식 있다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음색이나 속도, 어조 등을 더 기억한다는 건데 신음소리는 그 청각시그널 중 최고죠. 낮은 소리지만 깊이 파고드니까요. 옹알이 아이가 내는 작은 "음음" 시그널은 잠에 취한 새내기 부모를 깨우고, 모텔방 벽을 뚫고 새어나오는 씨없는 번식행위의 신음은 재수없게 옆방에서 자다 귀를 틀어막은 노총각 김 대리에게 스테레오 사운드로 들리며, BBC 환경다큐 '지구'에서 먹이를 찾으려 발버둥치는 북극곰의 "끄응, 끄응" 신음에 아빠 시청자는 이산화탄소, 느리게 살기를 생각합니다. 이 시그널을 잘 들어야 합니다(모텔방 그 소리는 빼고). 백성들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면 혁명이 일어나고, 종업원들 신음소리를 무시하면 바로 클레임으로 연결되며, 소비자들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면 로열티가 떨어집니다. 기업도 때로 신음소리를 냅니다. 수년 간 생고생을 해서 혁신적 제품을 내놨는데 시장이 알아주지 않으면 기업은 신음소리를 흘리고 이 신음소리를 시장이 듣지 못하면 혁신의 바퀴는 멈춥니다.

신음소리를 들으면 안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포옹효과'가 생깁니다. 한류를 폭발시킨 '욘사마 신드롬'이 그랬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억2000명 인구의 일본에 욘사마보다 잘생긴 배우, 복근 좋은 배우가 없겠습니까? 그런데 그 아줌마들은 미칩니다. 거기엔 그녀들의 오래 억눌린 신음소리가 있었는데 친절은 알아도 사랑은 모르는 일본남자들이 그걸 못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아줌마들은 남편을 '슈진'(主人)이라고 불렀고 전통적 주부들은 남편의 출퇴근에 무릎을 꿇죠. 가슴에는 '황혼이혼'의 칼을 품고. 사무라이와 게이샤의 차갑고 비장한 사랑에 익숙하던 그 일본 40∼50대 아줌마들이 '겨울연가'의 순애보 사랑을 보고 '아! 저게 사랑이야. 내가 꿈꿨던 그런 사랑'이라며 새삼 자기 연민이 들어 다 닳아버린 인생과 사랑의 거울을 닦으며 뒤늦게 스스로 거울사랑을 포옹한 건 아닐까요? 영혼이 움직이면 무서운 힘을 내죠. 그녀들은 4조원 경제효과, 한류, NHK에 한국어 방송이라는 기적적인 힘을 선물했습니다. 포옹의 힘입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속 강국으로 다시 태어난 한국이지만 그러면서도 고개 떨군 이규혁돚성시백 선수의 신음소리를 안아주는 한국이 보기 좋습니다. 잔칫상에 고춧가루 뿌리는 놈은 꼭 있는 법인데 오노가 그렇죠. 남자 1000m 경기에서 오노가 몇 번이나 하품하는 시건방짐을 떨고 시상 전엔 한국을 비방하는 발언도 했다는데 참 궁합 안맞는 친구지만 내친 김에 그 철없음도 우리가 안아줍시다. "안아줄 테니 O! No. 철 좀 들어라." 안아주는 게 이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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