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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노가다'를 '가다'로

부동산이야기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입력 : 2010.03.11 10:17|조회 : 1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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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노가다'를 '가다'로
얼마전 점심을 함께 한 중견건설사 대표(CEO)는 첫 인사부터 '노가다'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썼다. 고위 공직자 출신이라는 그는 80여분간 진행된 식사자리에서 10차례 이상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노가다'는 공사판 노동자나 막일꾼을 호칭하는 일본말이다. 흔히들 '건설'이라면 대부분 '노가다'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이 표현은 건설산업이나 건설인들을 폄하하는 말로, 행동이나 성질이 거친 사람을 뜻하는 의미도 있다. 때문에 건설사 대표가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설령 타산업 종사자들이 써도 기분이 좋지 않을 표현을 건설사 CEO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데 대해 의아하면서도 거슬리기까지 했다. 이날의 식사자리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것도 결국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건설산업은 종사자마저 '노가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일까. 통계청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분기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은 270조6000억원으로, 이중 건설투자율은 18.3%에 달한다. 같은 해 10월 현재 건설종사자수도 168만여명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해외 활동성이다. 지난 2008년 말 현재 건설산업의 수출기여도는 11.3%다. 지난해 한해 해외건설 수주액만도 491억 달러가 넘는다. 진출국가수도 80개국에 달한다.

주목할 것은 외화가득률이다. 대부분 국산 자재에 의존하는 국내 공사를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해외에서의 공사 수행과정에서 거둬들이는 외화가득고는 상당하다. 최근 국내 건설기업이 해외건설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플랜트 분야도 수익률은 차제하더라도 외화가득률이 30%대에 이른다. 단순 수치로 따지기 어렵지만 지난해 해외공사 수주액을 기준으로 하면 외화가득고는 150억 달러 이상이다.

건설은 서비스산업이자 기술집약적산업이다. 건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들은 건설을 '종합예술'로도 표현한다. 기획,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공, 조달, 사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어느 공종 하나하나 소홀하게 할 수 없는 게 건설이다.

층수, 높이에 상관없이 건물 하나 지을 때도 수십 개 공종에서 수백 가지 재료가 필요하다. 한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선 수십 개 업체가 공사에 참여해야 할 정도다. 그만큼 고용창출 효과가 타산업에 견줄 바가 아니다.

이쯤되면 건설 종사자들 스스로가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 내부에서조차 건설인 스스로가 자기 폄하를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비단 점심자리에서의 CEO만이 아니다.

이런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건설은 언제까지나 '노가다'로 불릴 수밖에 없다. 건설하면 국민들에게 여전히 담합, 유착 등의 '비리 업종'이라는 인식을 받는 것도 궁극적으론 종사자들의 이런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의 인식제고를 이끌어내기 어렵도록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건설 위기설'도 뿌리깊게 박혀 있는 건설에 대한 오해와 산업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출발한다.

이같은 오해와 이해부족을 건설인들 스스로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택시장 활황세때 '위기'에 대비하지 못하고 무리한 사업확장과 일부이긴 하지만 오너들의 모럴해저드가 지금의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이제는 건설인 스스로가 (비록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일본말이지만) '노가다'(どかた)를 남을 부를 때 쓰는 높임말인 '가다'(かた)로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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