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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 홍대문화의 다양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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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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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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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홍대 해방구의 모든 것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빌딩 지하에 마련된 가수 강산에의 음악 연습실. 이곳은 1997년 11월 강씨가 동료 음악인들과 함께 우리나라에도 인디문화 붐을 한번 일으켜보자며 뜻을 모았던 장소다.

당시 인디뮤지션 1세대로 꼽히는 어어부프로젝트, 황신혜밴드를 비롯해 록그룹 삐삐밴드에서 활동했던 강기영(달파란), 강산에가 친동생처럼 여기던 김C 등이 이 작은 연습실에 모여 인디문화에 대해 논했다. 그리고 그들만의 음악과 인디레이블 설립을 구상하면서, 이 사회에도 인디문화가 확산되기를 꿈꿔왔다. 물론 크라잉넛, 언니네이발관 등 여러 록밴드들도 홍대거리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던 시기였다.

아쉽게도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강씨가 꿈꾸던 인디레이블 설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이 마련한 지하 사무실은 지금까지 강산에와 김C의 연습실로 사용되고 있다. 강씨가 이곳에서 음악 작업을 해온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1990년대 말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인디음악, 그리고 변화를 거듭해온 홍대거리와 이 지역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은 대략 '홍대문화'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런 세월의 흐름과 문화의 변화를 몸소 느끼며 계속해서 지켜봐 온 강산에는 홍대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를 만나기 위해 음악 연습실을 찾았다.

◆인디문화와 홍대거리

"저는 문화 전문가나 평론가는 아니에요." 강씨가 겸손한 웃음과 함께 인터뷰 첫머리에 밝힌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요계에 데뷔할 당시를 떠올렸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일본의 한 도시에 머무는 동안 그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다양하면서도 역동적인 문화 활동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었죠."

이후 그가 10년이 넘게 홍대 인근에서 생활하고 음악을 만들어 가는 동안 이 거리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어느 순간 한 번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서서히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연습실을 처음 차릴 때만 해도 간간히 보이던 기타를 둘러맨 젊은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 홍대거리 어디에서도 그런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누가 학생이고 누가 뮤지션인지 분간할 수 없고, 구분하는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이것이 바로 홍대를 중심으로 탄생한 인디음악의 힘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수많은 클럽이 생기면서 다양한 클럽문화도 만들어졌다. 또 전문음식점과 카페, 술집, 옷가게 등 젊은이들의 욕구를 채워줄 장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음악 뿐 아니라 패션, 놀이, 먹거리 등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문화적 메카로 홍대거리는 변해온 것이다.

◆창조성과 다양성

강산에는 홍대문화의 본질을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고 표현했다. 홍대문화를 이끄는 힘은 바로 창조성이며, 창조적인 활동은 당연히 다양성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어떤 문화나 생각에 대해 단적으로 틀리다고 말할 순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지 다를 뿐이죠. 여러 사람들의 개성과 차이가 공존하고 수용될 수 있는 것이 홍대문화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음악의 예를 들었다. "홍대거리에 설립된 인디레이블만 해도 수십개입니다. 아마 40~50여개는 되는 것 같아요. 각 레이블마다 소속 뮤지션이 평균 3~4팀 정도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엄청나게 많은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 장기하가 뻥 터뜨린 것 아닙니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죠."

비록 적은 자본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느낌 그대로 표현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홍대거리라는 설명이다.

단지 음악만이 아니다. 여러 전문 음식점, 이색 카페, 클럽 등이 생겨난 것도 창조성과 다양성을 받아들이려는 홍대문화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그는 얘기한다.

◆소통과 경험

강씨는 또 홍대문화를 포장이 되지 않은 채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경험할 수 있는 문화라고 표현했다. 예컨대 아이돌 가수들과 그들의 음악은 대형 연예기획사란 공장에서 만들어 내 예쁘게 포장까지 마친 후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홍대문화는 굳이 포장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장에서 포장까지 하게 되면 크리에이티브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결국 다양성도 결여되죠. 그것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홍대문화와의 근본적인 차이, 즉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에요. 창조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곳이 홍대거리 아닐까요."

그리고 그는 홍대문화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도 비유했다. "경제구조가 올바르게 자리 잡으려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건실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도 힘을 내야 하지 않습니까. 문화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소위 대중문화 또는 주류문화가 있다면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디문화에도 꾸준히 힘이 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홍대문화가 있는 거겠죠."

끝으로 문화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에서 문화가 이렇다 저렇다 논하는 것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어요. 그냥 직접 와서 몸으로 부딪치세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면서 조금씩 자기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 그 이상은 없습니다. 그리고 홍대문화를 이끄는 독립군들이 계속 생겨나고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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