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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은 외도가 좋다?

[머니투데이방송(MTN)과 함께 하는 봄 음악회]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부국장대우 금융부장 |입력 : 2010.03.16 20:07|조회 : 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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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외도(外道)가 좋을 때가 있다. 항상 틀에 박힌 대로 움직이는 것보다,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외도가…. 남들이 하지 않는 스릴감도 있고, 처음 해본다는 설레임도 있다. 꽃 소식이 전해지는 3월, 새봄에 하는 외도는 더더욱 좋다.

클래식은 딱딱하다. 재미도 없다. 연주회에 가면 하품이 나고 온몸이 뒤틀린다. 그래서 클래식 연주회에 가자고 하면 손사래를 친다. 왜 비싼 돈을 들여가며 고문을 당하느냐며….

하지만 클래식도 외도를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딱딱하지도 않고, 하품이 나지도 않는다. 재미없음은 강한 집중으로, 그리고 우뢰 같은 열렬한 박수로 이어진다. 가끔은 외도가 좋은 이유다.

새봄이 오는 길목인 3월13일, 토요일 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8시부터 2시간 남짓 이어진 ‘머니투데이방송(MTN)과 함께 하는 봄 음악회’는 이런 외도의 상큼함을 한껏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머니투데이방송과 함께 하는 봄 음악회를 지휘하는 서희태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상임감독(오른쪽)
머니투데이방송과 함께 하는 봄 음악회를 지휘하는 서희태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상임감독(오른쪽)


첫 곡은 ‘Hooked on Classics'.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클래식에서 주요 부분만 뽑아서 모은 곡이다. “17개 곡이 나오니 아는 곡이 몇 개 나오는지 헤아리며 감상해보라”는 지휘자의 설명에 따라 세어본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1악장,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알 듯 모를 듯 하는 곡 여러 개에 갸우뚱하고, 확실히 아는 곡에는 끄덕이다보니 연주가 끝났다. 유난히 부담스런 클래식을 별다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비빔밥 같았다고나 할까.

두 번째 곡은 피아쫄라(Piazzola)의 ‘리베르 탱고’. 이 곡을 연주하기 전에 지휘자인 서희태 밀레니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클래식은 김치”라는 색다른 해석을 제시했다. ‘클래식이 김치라니, 웬 김치?’라는 의문이 고개를 쳐드는 순간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모짜르트의 음악이 300년 넘게 살아남아 연주되면서 우리의 마음을 적신다. 그 오랜 기간 살아남은 생명력은 위대하다. 김치는 시간이 흐르며 발효되면서 그윽한 맛이 깊어간다….” 듣고 보니 탁월한 해석이다.
“클래식은 김치다.”

그런 설명을 들은 뒤 100년의 역사를 가진 탱고를 듣는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무턱대고 들을 때하고 느낌이 다르다. 역시 ‘아는 만큼 보고, 아는 만큼 들리며,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인가’ 보다.

1부 마지막 무대는 대니 정의 열정적 색소폰 연주였다. 자그마한 체구에 어눌한 우리말. “국내 최고의 색소포니스트”라는 지휘자의 소개에 의아해 했지만, 혼을 뒤흔드는 듯한 그의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아하!’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Over the Rainbow' 'The Lord's Prayer' 'Nothing Gonna Change My Love for You'의 세곡으로 콘서트홀을 꽉 채운 2500여명의 관객의 앵콜을 이끌어냈다.

 열정적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대니 정
열정적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 대니 정


앵콜 곡은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 씨와 함께 한, 영화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 피아노와 색소폰과 오케스트라의 협연, 흔하지 않은 어색한 만남일 수도 있었을테지만 선율은 압도적이었다.

대니 정의 색소폰 감흥이 가시기도 전에 휴식시간이 끝났고, 2부 첫 곡은 뮤지컬 ‘시카고’의 하이라이트 모음곡. 가볍게 연 2부는 하모니카 연주자인 전제덕 씨가 등장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씨가 태어난 지 보름 만에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방청객은 지휘자의 안내를 받고 나오는 전 씨의 모습에 한번 놀랐고, 그의 첫 번째 연주곡인 ‘가브리엘 오보에’가 이어지는 동안,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의 하모니카 소리에 두 번 놀랐고, 첫 연주가 끝나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는 그의 투박한 말소리에 또 놀랐다.

두 번째 곡인 ‘광화문 연가’를 연주하고서는 며칠 전에 펑펑 쏟아지던 함박눈을 얘기하고, 2년전에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작곡가 이영훈 씨의 동상에 대해 얘기했다. 세 번째 곡인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는 전제덕 씨 자신의 길을 표현하는 듯 마음이 저렸다.

 My Way를 연주하고 있는 전제덕 씨
My Way를 연주하고 있는 전제덕 씨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장애일까, 아니면 두 눈 버젓이 뜨고도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장애일까.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도 하모니카를 독학으로 터득해 뭇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전제덕 씨. 그가 앵콜 곡으로 조용필의 ‘친구여’를 택한 것은 각박해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좀 더 따뜻하게 보듬어주기를 바라는 바람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순서는 크로스오버 테너로 최정상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임태경 씨의 무대. 한 두 번만 부르면 500번이 된다는 ‘You raise me up'. 곡이 끝났을 때 그는 “가사가 조금 틀렸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관객 대부분은 몰랐는데도…. 잘못이 있다면 남이 알든 모르든 스스로 밝히고 고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프로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여러분을 부르고 난 뒤 열광하는 관객에게 답례하는 임태경
여러분을 부르고 난 뒤 열광하는 관객에게 답례하는 임태경


이어진 ‘여러분’과 ‘지금 이 순간’은 그의 프로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실수를 인정하고 최선을 다한 그에게 2500여명의 관객은 힘찬 박수를 보냈고, 그는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 중에서 ‘The Music of Night'를 앵콜 곡으로 화답했다.

오페라 비빔밥으로 문을 열며 클래식 외도에 나섰던 ‘머니투데이방송과 함께 하는 봄 음악회’. 색소폰과 하모니카, 크로스오버 테너와 오케스트라를 함께 버무려 맛깔스런 김치를 담가냈다. 그 김치 맛을 본 관객들은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클래식에 한 발 두발 한껏 다가갔다.

그것으로 외도는 끝났을까?

아니다. 외도는 좀 더 이어졌다. 서희태가 지휘하는 밀레니엄 오케스트라는 임태경의 앵콜 곡이 끝난 뒤에 무려 3곡이나 앵콜 곡을 연주했다. 롯시니의 윌리암텔 서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요한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클래식을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려던 서희태 지휘자의 형식의 파괴이며 고객만족 연주회였다.

이날 연주회를 함께 하지 못한 사람은 머니투데이방송에서 이번 주말(20일과 21일) 재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클래식의 김치 맛을 느끼면서 새봄을 맞이하는 것은 틀림없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춘삼월이니 옆에 외도를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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