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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미용고사' 안내문

행복의 주문 '미용고사' 잘 외우는 법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머니위크 편집국장 |입력 : 2010.03.18 11:29|조회 : 9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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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미·용·고·사'. 행복의 주문이다. 자꾸 외우면 행복해진다.

그러나 잘 외워야 한다.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한다.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는지 연습해보자.

먼저 가장 쉬운 것부터. 첫눈에 반한 사람. 그대로 사랑으로 직행이다.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난 당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그는 완전하다. 흠이 없다. 흠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 흠이 보여도 사랑스럽다. 적어도 사랑에 홀려 있는 동안은 그렇다. 사랑의 묘약, 도파민이 분출되는 동안은 그렇다. 그는 신이다. 그녀는 여신이다.

원래 신에 대한 사랑이 그렇다. 신 자체가 완전한 사랑이니까. 무한한 사랑이니까. 그런 사랑을 하면 '미용고사'도 완전해진다. 부족한 나, 잘못이 많은 나,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나의 잘못과 무지에 용서를 빕니다. 나의 길을 밝혀 주어서 고맙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사랑에 가슴이 벅찹니다.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와 그녀는 진짜 신이 아니다. 사랑하다 보면 티격태격 다툰다. 화가 나고 미워진다. 허물이 보이고, 실망스럽다. 이런 때도 사랑이 넘치면 큰 문제 없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다. 이해하고 끌어안을 수 있다. 사랑이 길을 안내해 준다.

그러나 도파민 분비가 끝나고, 사랑도 시들면 문제가 꼬인다. 이기적이고 허점 투성이인 그를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떻게 그런 사람을 사랑했는지 화가 난다. 참을 수 없다. 자존심이 고개를 든다. 내가 먼저 사과할 수 없다. 잘못은 그가 먼저했다.

이제부터 사랑은 인내하고 배우는 과정이다. 진짜 '미용고사'를 해야 한다. '미안합니다'로부터 시작해 '사랑합니다'로 가야 한다. 사랑을 찾고, 지키고, 키워야 한다.

둘째, 그냥 미운 사람. 이 경우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이유 없이 당신을 미워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당신 덕분에 내 마음에 미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그 미움을 내려놓습니다. 털어 버립니다. 여기까지는 잘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사랑합니다? 이건 잘 안 된다.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지만 진심이 아니다. 진정성이 부족하다.

이유 없는 것같은 미움에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살펴야 한다. 내가 모르는 업보가 있는지, 내 안에 무엇인가 비틀린 것이 있는지 살피고 알아차려야 한다. 그걸 알아차리면 사랑의 문도 찾을 수 있다. 아! 당신 덕분에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의 응어리를 발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그 응어리를 풀어버립니다. 사랑합니다.

셋째, 나를 배아프게 하는 사람, 땅을 산 이웃 사촌같은 사람. 이 경우는 그냥 미운 사람보다 조금 더 어렵다. 질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끊임 없이 남과 나를 비교한다. 아래를 무시하고, 위를 탐낸다. 나는 오르고 또 오른다. 그래도 위가 있다. '내가 그보다 못한 게 뭔가? 그런데 왜 그만 잘되나.' 나는 불행하다. 나는 헤어날 수 없는 비교의 함정에 빠져 있다.

이를 깨닫자. 나를 해친 것도 아닌데 당신이 잘된다고 공연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시기하고 질투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내가 비교의 사슬에 엮어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당신, 고맙습니다. 여기까지는 된다. 그런데 사랑합니다? 이것은 역시 쉽지 않다. 사랑의 문은 내가 질투심의 뿌리를 잘라낼 때, 비교의 사슬을 끊어버릴 때만 열린다.

넷째, 못 되서 미운 사람. 그냥 미운 게 아니라, 잘 나가서가 미운 게 아니라 못된 짓을 해서 미운 사람. 자기가 잘 되기 위해 나를 짓밟은 사람, 내 이익을 해친 사람. 이 경우 '미용고사'는 정말 어렵다. 증오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미안해, 니가 미안해야지. 내가 왜 용서를 구해, 니가 용서를 구해야지. 여기서 길은 막히고 대화는 끊인다. 답은 사라진다.

이것저것 꼬치고치 따지는 나, 분별하고 차별하는 나, 한치의 이익에 목숨 거는 나, 나는 괴롭다. 고단하다. 욕심이 앞서는 당신, 그대도 인생 공부중이다. 그대도 행복을 원한다. 그러니 내가 먼저 작은 나를 놓는다. 사과한다. 미안합니다. 나의 증오에 용서를 구한다. 증오를 깨닫고 떨치게 해준 당신,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물론 이건 매우 어렵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니까.

  ☞웰빙노트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본마음입니다. 내 마음이 닫혀 있기 때문에 모든 문이 닫힙니다. 내 마음이 활짝 열리면 그 메아리로 바깥의 닫힌 문도 열립니다. 모든 것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입니다. 내가 부르지 않으면 응답이 없습니다.<법정 스님,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왜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는 걸까요?" 그러면 나는 그저 이렇게 대답한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지요." <피에르 신부, 단순한 기쁨>

내가 메시지로 남기고 싶은 것은 단순합니다. "사랑이면 충분합니다." 이 말이 나의 모든 신념을 요약해줍니다. 이 문장은 복음서 전체를 요약한 것입니다. 교회의 아버지이신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 론 이 말은 "넌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아무 것이나 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랑으로 자유롭게 행동하라"는 뜻입니다. 조심하세요! 여기서 사랑이란 참된 사랑을 말하는 것이지, 작은 사랑이나 단순한 공감이나 동정, 연민이나 일시적 충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엠마뉘엘 수녀, 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나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고 남을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이 하늘까지 닿아 그러한 마음끼리 만나서 떠돌다가 우리 스스로 자욱한 눈이 되어 내리자. 내려서 가득 찬 사랑으로 쌓이자. <이외수, 사랑 두 글자만 쓰다가 다 닳은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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