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사기관 감청 31.6% 증가

지난해 수사기관의 통신감청 건수가 전년대비 3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감청건수는 45.8% 증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2009년 통신자료제공현황 통계'를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다.


방통위 통계에 따르면 우선 통신감청은 2008년 1152건에서 2009년 1516건으로 31.6% 늘었다.

기관별로는 국가정보원보다 경찰과 군수사기관의 감청건수가 늘었다. 경찰이 75건에서 145건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국방부 및 국군기무사령부 등 군수사기관은 16건에서 42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정원이 1320건(26.2% 증가)으로 타 수사기관 대비 감청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감청대상 전화번호는 오히려 줄어 감청대상이 특정인에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통신감청 대상 전화번호는 2008년 9004건에서 2009년 9497건으로 감청건수 증가폭보다 낮은 5.5% 정도의 증가치를 나타냈다.


문서건수 대비 감청 전화번호(또는 ID) 건수는 2008년 7.82건에서 2009년도는 6.26건으로 다소 줄었다.

기관별로는 국정원이 문서당 전화번호건수가 7.03건으로 나타나, 평균 1건 정도를 웃돈 타 수사기관보다 월등히 높았다.

수단별 감청에서는 인터넷접속 및 e메일, 비공개모임의 게시내용 등을 감청하는 인터넷 쪽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유선전화의 경우 2008년 506건에서 2009년 574건으로 13.4% 늘었으나 같은 기간 인터넷에 대한 감청은 646건에서 942건으로 늘어났다. 45.8% 증가한 수치다.

통신사업자가 정부 기관에 제공한 전화번호 수 역시 687만9744건으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가입자의 단순인적사항인 통신자료를 제공한 문서건수는 56만1467건으로 2008년 47만4567건에서 18.3% 늘었다.

이번 통계에서는 가입자의 통화일시, 상대방 전화번호 및 발신 기지국 위치추적자료 등이 포함된 '통신사실 확인' 건수(전화번호 숫자)가 통계방식의 변화로 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수사기관이 확인한 전화번호(유무선 및 인터넷전화) 숫자는 1577만8887건으로 집계됐다.

통신사실 확인 자료의 경우 그간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급에 따른 통신사실 확인건수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일부 법원이 압수수색영장 대신 통신비밀법에 근거한 '통신사실확인허가서'로 대체하면서 통계에 처음 포함됐다.

또, 종전 통계 방식은 통신사실 확인을 기지국당 1건으로 처리했으나, 이번부터는 통신사실을 확인한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화번호 숫자를 모두 포함해 전화번호수가 크게 늘어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강력범죄가 증가하는데다 기지국 발신 번호를 토대로 한 수사기법이 늘어나면서 통신확인사실 건수나 확인하는 전화번호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통화사실을 확인한 전화번호가 1600만개나 되는 이유는 해당 기지국에서 발신되는 모든 번호(중복 제외)가 자동 포함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실제 수사에 활용하는 전화번호는 그 중 한두 개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