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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루이비통' 구입이유가 품질 때문일까?

[박병천의 브랜드성공학]"소비자의 속마음을 알려면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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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루이비통' 구입이유가 품질 때문일까?
마케팅에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 중 '술주정뱅이의 안경찾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술에 잔뜩 취한 남자가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는 수십 분이 지나도록 불빛이 환히 비추는 곳에서만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의 행동을 길 건너편 상점에서 지켜보던 노인이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안경을 잃어버렸다고 대답했다. 안경을 가로등 밑에서 잃어버린 것이냐고 노인이 재차 물었다. 그러자 그는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정확한 장소는 모른다고 했다. 엉뚱한 대답에 놀란 노인은 잃어버린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데 줄곧 가로등 아래에서만 찾는 이유를 물었다. 술에 취한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곳은 컴컴해서 보이지 않으니까요."

몇년 전 외국의 어느 권위있는 연구기관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한 수백 명을 대상으로 구입 이유를 조사한 적이 있다. 가장 많이 응답된 내용은 "매우 뛰어난 품질이기 때문에"였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를 받아든 럭셔리 브랜드 판매기업의 임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한다.

조사원으로 참여한 한 대학생은 조사가 끝난 뒤 이런 고백을 했다. "응답자들의 대답이 진실해보이지 않았다. 솔직한 대답보다는 적절한 대답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왜 구매했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은 응답자들도 있었다."

만약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해서 '루이비통백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 그것은 곧 품질이 가장 우수한 백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판단해버린다면 중대한 오류가 발생한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needs·욕구)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 우리가 찾고 싶은 것의 대부분은 소비자의 속마음이나 무의식 속에 감춰져 있다.

하버드대학의 제럴드 잘트만(Gerald Zaltman)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사고는 95%가 무의식에서 이뤄지며 언어의 구성으로 사고되거나 표현되는 것은 5% 이내라고 한다. 그러므로 언어를 활용하는 기존 조사방법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고객의 니즈나 생각의 5%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속마음 깊숙한 곳에 잠재되어 있는 니즈까지 샅샅이 찾아낼 수 있다면 한층 더 쉽고, 한층 더 유리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감성이란 것은 언어로서 표현할 수 없는 그 어떠한 느낌이나 개념, 또는 무의식적 반응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인사이트를 우리말로 옮기면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본다'의 의미를 가진 단어, '통찰'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 인사이트란 소비자의 의식이나 행동을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소비자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속마음, 또는 무의식을 꿰뚫어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본심을 이야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 자신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또는 '그냥 좋은 느낌이 들어서'와 같은 경우다. 딱히 어떤 말로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나 '그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게 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느낌,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인사이트다.

브랜드에는 제품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 외에도 감성적 가치, 심리적 가치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러므로 소비자가 겉으로 드러내는 마음뿐 아니라 깊숙한 곳에 감춰진 본심, 그리고 소비자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까지 꿰뚫어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야만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미묘한 느낌을 이해할 수 있다.

과연 술주정뱅이는 가로등 불빛 아래서 자신의 안경을 찾을 수 있을까. 만약 눈에 보이는 통계자료만 뒤적거리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찾으려고 한다면, 술주정뱅이가 안경을 찾게 될 확률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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