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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깎고 뒤로 챙기는 美 항공사

[강호병의 뉴욕리포트]적자 타개위해 전서비스 유료화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뉴욕=강호병특파원 |입력 : 2010.04.13 08:20|조회 : 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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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깎고 뒤로 챙기는 美 항공사
한국에서 우아한 기내서비스에 길들여져(?) 있다가 미국와서 큰 코 다쳤다. 체크인 카운트 직원으로부터 보딩패스를 건네받고 짐까지 공짜로 부치고 유유히 탑승구로 향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 국내선 체크인은 셀프서비스다. 키오스크라는 기계에 신용카드를 넣고 예약번호 두드리면 보딩패스가 나온다. 여행 가방을 항공기 화물칸에 짐으로 부치면 하나에 25달러를 내야한다. 두번째 짐은 35달러다. 그러니까 여행 수하물 2개를 들고 왕복을 하면 합계 120달러를 내야한다. 기내는 배낭수준 가방1개, 소형 여행용 슈트케이스 정도만 무료반입할 수 있다.

탑승을 한후 즐기는 일은 모조리 돈을 내야한다. 헤드폰을 미처 챙기지 못해 허접해보이는 이어폰을 샀는데 2달러 였다. 공짜 기내식은 없다. 무료로 서비스되는 것은 물과 소다수 정도다. 간식수준 식사는 10달러, 와인과 맥주는 각각 7달러가 시장가격이었다. 군것질 거리도 사먹어야한다.

미국에서 비행기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사라지고 승객 수송(?)이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한 하늘의 고속버스로 격하됐다. 장시간 비행일 경우 미리 스카이 라이프를 준비해놓지 않으면 괴롭다.

한편으론 처절해 보이고 한편으론 야박하게 느껴진다. 현재 미국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제외한 전 항공사가 화물칸에 부치는 체크인 백에 요금을 물리고 있다. 만성적자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승객수가 급감한 2008년~2009년 승객 수하물 수입은 적자를 줄이는데 기대이상의 역할을 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2007년 4억6400만달러이던 승객 화물 운송수입은 지난해 20억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11개 미국 항공사들은 총 4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만약 승객 수하물에서 얻은 부수입이 없었으면 적자가 66억달러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2007년이후 탑승객 감소속에 항공요금이 평균 30달러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개당 25달러 이상씩 체크인 백에 대해 운임을 붙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항공료가 인하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뿐만 아니다. 간접적인 효과도 봤다. 승객들이 운송비를 안내기 위해 가급적 짐을 적고, 작게 가지고 다니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이는 항공사에게 승객화물 운송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줬다. 또 항공기 화물칸에 여유가 생겨 돈되는 상업용 화물을 더 실어나를 수 있게 됐다.

대형 짐이 줄었다해서 승객이 편해진 것은 아니다. 항공기 탑승시간은 더 길어졌다. 사람들이 들고 갈 짐이면 부피를 줄여 기내에 들고 가는 것을 선택하다 보니 짐을 선반에 올리고 배치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모됐다. 한번은 좀 늦게 탔더니 선반마다 짐들이 꽉꽉 짐들이 차서 짐 넣을 곳도 마땅찮았다. 짐이 떨어져 승객이 다칠 위험이나 승무원의 고충도 더 커보였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해결도 더 고약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소형항공사 스피리트는 기내에 반입하는 짐이라도 좌석 밑에 넣을 수 없는 큰 부피의 것은 예외없이 30달러씩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내 안전과 편의를 위해 화물칸에 백을 무료로 수송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더 들게 해서 기내에 아예 가방을 들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로비탓인지 미 의회에서도 이같은 방식을 지원하는 식으로 입법화를 추진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금 미국 항공사들은 효율성만 쳐다보고 있다. 어떻게든 적은 비용으로 빈좌석 없이 실어나를 수 있는지 궁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자꾸 뒤로 밀리고 있다. 불황속에서 앞으로는 가격을 깎고 뒤로는 이런 저런 핑계로 요금을 붙여 손해를 일부 또는 전부 보충하는 조삼모사형 전략이 농도를 더하고 있다.

경기는 회복되고 미국인은 다시 비행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항공사가 팔자를 고칠 것 같지 않다. 항공사들이 투쟁하듯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가운데 미국인의 '행복하지 않은 비행'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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