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몰레드' 간판사업으로 키운다

삼성그룹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기 간판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OLED는 자체 빛을 내는 화면으로 화면뒤에 광원을 따로 둬야 하는 LCD 등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는데다 색상, 선명도가 뛰어나고 응답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3D를 구현하기에도 적합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18일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AM OLED(능동형 OLED) 패널 사업을 전담해왔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최근 대대적인 차세대 기판 투자에 나섰다. 이와 함께 LCD용 유리기판을 생산해왔던 삼성코닝정밀유리도 연내 OLED용 유리기판 국내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77,200원 ▼1,400 -1.78%)도 AMOLED 탑재 휴대폰과 소형 전자기기 비중을 대폭 늘려나갈 예정이다.

전자업계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삼성그룹이 TFT LCD사업에 이어 OLED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본격적인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완제품(세트)-패널-소재로 이어지는 AMOLED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시장 성장기 진입 단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길목 전략'으로 분석됐다.
삼성은 지난해 LED TV 분야에서 경쟁 TV메이커들이 투자를 망설일 때 조기에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 시장 패러다임 자체를 바꿨던 것처럼 OLED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시장 창출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천안 사업장에 TVㆍ모니터용 대형 AMOLED 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5.5세대 규격(1300X1500㎜) 제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연내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부터 장비 발주에 들어가 내년 1월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5.5세대 투자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을 대상으로 조만간 유상증자를 단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설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은 휴대폰을 중심으로 소형 AMOLE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생산라인 체계로는 현재 몰려드는 주문량의 80%도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 이어지면서 올초부터 증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TV용으로 확대할 수 있는 차세대 기판에 대한 조기 투자는 3D OLED TV 시장 진입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성장엔진인 3D TV가 완벽한 입체영상을 구현하기 위해선 LCD보다 반응속도가 현저히 빠른 AMOLED 조기 상용화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연내 OLED용 유리기판 사업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기존 LCD 유리기판용 용해로 한 곳을 통해 미국 코닝 본사가 개발한 OLED 유리기판 '제이드'를 국내에서 생산키로 했다. 현재 LCD 수요 대응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용해로 한 곳을 OLED 전용 라인으로 돌리는 데는 OLED 수직계열화를 조기에 완성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아몰레드'라는 휴대폰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의 AMOLED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공을 세운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중고급형 풀터치폰 대부분에 AMOLED를 탑재할 예정이다. 여기에 프리미엄급 카메라와 MP3플레이어에도 AMOLED 탑재율을 크게 늘리며 '아몰레드' 바람을 더욱 확산시킬 예정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OLED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33% 성장한 8억2600만달러 규모를 형성했으며, 이 중 삼성이 5억6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