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아이온 파티'는 끝났나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가 대체적으로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거침없는 성장세에는 제동이 걸렸다. 인기게임 '아이온'의 해외 실적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출시 12주년을 맞이한 '리니지'는 부분유료화 정책 등을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올해 신작 대작게임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은 엔씨소프트는 기존 게임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캐주얼게임 등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 '아이온' 해외 매출 하락··6분기만에 첫 실적 감소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는 7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매출액 1674억원, 영업이익 767억원, 당기순이익 5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엔씨소프트의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다. 전년동기 엔씨소프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 8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74% 늘었다.

그러나 분기 대비 실적은 6분기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엔씨소프트의 분기 실적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8년 11월 '아이온'이 출시된 이후 처음이다. 아이온의 국내 매출은 오히려 늘었지만 해외 실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의 1분기 아이온의 매출은 7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6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아이온이 해외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패키지 판매 수입과 로열티가 꾸준히 늘어난 데 비해 올해 1분기에는 해외 시장에서 특별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데이트가 늦어지면서 충성 고객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의 아이온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온의 북미·유럽 상황은 현재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며 "패키지 판매수가 감소하고 있고 액티브(active) 사용자도 상당부분 감소했지만 5~6월 사이에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어 휴면 상태에 있는 많은 고객들을 아이온의 세계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이온의 빈자리는 리니지가 채웠다. 리니지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선전하며 엔씨소프트의 '효자' 역할을 했다. 리니지의 1분기 매출은 4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62% 증가했다. 리니지의 선전과 비용 절감 효과로 엔씨소프트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46%까지 치솟았다.

◆ "올해는 캐주얼게임으로 승부수"

지난해 아이온의 성공으로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던 엔씨소프트는 올해 대작게임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기존 게임의 안정적인 운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비공개테스트(CBT)가 예상됐던 '블레이드앤소울'의 출시 시점은 하반기 이후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도입했던 리니지의 부분유료화 정책을 안정화시키고, 아이온도 업데이트 버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특히 아이온은 국내의 경우 2.0버전을 5월 중 출시하기로 했고, 1.5버전으로 운영 중인 해외 시장에서도 6~8월 사이에 1.9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에 출시될 캐주얼게임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부산에서 열렸던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공개된 펀치몬스터, 드래고니카, 스틸독 등 캐주얼게임은 올해 3분기에 공개된다.

이재호 엔씨소프트 CFO는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에 갑자기 실적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캐주얼게임이 3,4분기 출시되고 아이온의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어 3,4분기에는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