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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위기에서 살아남기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편집인겸 더벨 대표이사 부사장 |입력 : 2010.05.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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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晉)나라 시대에 곽박(郭朴)이라는 풍수와 천문, 음양오행에 밝은 학자가 있었습니다. 시절이 어지러운 때여서 황제 자리를 넘보던 왕돈(王敦)이라는 재상이 하루는 곽박을 불러 자신이 과연 황제가 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곽박은 왕돈에게 황제자리를 넘봐서는 안되며, 만약 자리를 넘본다면 화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화가 난 왕돈이 그렇다면 곽박 당신은 명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곽박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 명은 오늘 점심 때쯤이면 끝날 것이며, 그 이유는 당신이 나를 죽이려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왕돈은 "정말 그렇다" 하고는 곽박을 죽여버렸습니다.
 
대만학자 남회근(南懷瑾)이 쓴 '주역강의'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남회근은 역사상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던 많은 사람이 대부분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이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이를 계기로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에 대한 비난과 개혁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주역강의'에서 읽은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스탠더드&푸어스(S&P)나 무디스, 피치 같은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의 역할과 곽박 같은 천문학자 음양오행학자는 현재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미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시대는 달라도 비슷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시절이 험해지고 위기가 닥치면 제일 먼저 비난의 대상이 되고 고초를 겪습니다.
 
미국계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비난은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로선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남유럽발 위기와 관련해 한쪽에선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부추겼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 이들 유럽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가 소심하고 느리다고 비난하는 현실 앞에선 신용평가사들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이 7년3개월 만에 최고치인 7.8%를 기록하고, 미국도 1분기에 3.2%를 기록하면서 세계경제의 봄바람을 찬양하던 게 바로 엊그제였습니다.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내려가려 하자 정부가 개입에 나서고, 출구전략과 금리인상을 적극 고민한 게 채 열흘도 안됐습니다.
 
그랬던 세계경제가 유럽발 위기가 표출되면서 지난주에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주가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재정위기가 스페인까지 확산된다면 세계경제는 1997~98년 아시아 국가들의 연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며칠 새 출구전략과 금리인상을 주장하던 낙관론은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남회근의 주역해설서로 다시 돌아가면 "연못 속에 물고기가 몇 마리 있는지 아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며 "너무 총명하게 살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설령 속으로는 총명하더라도 겉으로는 좀 어리숙하게 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험한 시절을 살아가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지만 이런 자세는 경제상황을 판단하는데도, 투자를 결정하는 데도 필요합니다. 쉽게 예단하지 말고, 낙관론도 비관론도 너무 믿지 말고 한걸음 물러서 어리숙한 눈으로 판단하고 보는 일입니다.
 
요즘 경제상황은 오판하기 십상이고, 잘못 말하다간 망신당하기 딱 좋습니다. 신용평가사들조차 동네북이 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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