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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리모델링, '자산 사다리' 안통한다

[머니위크]청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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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고층 아파트들의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결성 붐이 일었다. 낙후된 아파트에 살다보니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지하 주차장도 없어 주거환경 개선 방안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런 욕구보다는 재테크 욕망이 컸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강남 은마,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처럼 우리 집값도 올랐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재료가 없으니 차선으로 리모델링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리모델링은 집도 늘리고 가격도 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좋은 방안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강북 강변도로 주변 아파트의 외벽에 ‘축!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결성’이라는 플래카드가 한동안 나붙었던 것은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하려는 간절함 때문이다. 현재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아파트는 건축한 지 15년 이상으로, 가구수 증가 없이 전용면적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정작 리모델링을 마친 단지는 몇 곳 되지 않는다.

성공적인 리모델링이 되기 위해서는 지가의 우상향 이외에 또 하나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바로 대형 아파트의 쏠림 현상이다. 즉 리모델링은 대형의 차별적 상승 또는 계속되는 주거 과소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대체로 소형에서 중형, 중형에서 대형으로 넓어질 때 리모델링 욕구가 왕성하다. 평형이 클수록 그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작은 집에서 더 큰 집으로 옮기는 수단이 된 리모델링은 2000년 초반 영국을 필두로 호주, 뉴질랜드, 미국에서 방영된 TV프로그램 ‘자산 사다리(Property ladder)’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디벨로퍼가 낡은 집을 사서 수리한 뒤 그것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을 쇼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흔히 회자되는 자산 사다리는 싼 주택에서 보다 비싼 주택으로 옮기면서 재산을 불리는 개인이나 가족의 생애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초 값싼 주택 취득은 자산 사다리를 타는 출발점이며 비싼 주택은 사다리의 꼭대기다. 높은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이 없으니 매달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은행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 물가를 제외한 실질소득은 변함이 없더라도 명목소득은 늘어난다. 매달 지불하는 대출 원리금 부담이 크지 않다는 생각(착시현상)을 하게 되고 더 많은 빚을 내 비싼 집을 사게 된다. 많은 영국 사람들이 서너 번 갈아타기를 통해 비싼 집을 보유하게 됐다. 이러한 자산 사다리는 대세 상승기에만 유효한 전략이다. 집값 하락기에는 이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다. 빚만 늘리는 사다리가 돼버린다. 대출을 갚고 나면 처음 샀던 집보다 더 싼 집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자산 사다리를 통해 재테크에 나섰던 영국 사람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큰 홍역을 앓았다.

리모델링 역시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기기 위한 자산 사다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형아파트는 공급과잉으로 오히려 가격 상승에서 소외받고 있다. 큰 집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면 리모델링 자산 사다리는 더 이상 재테크 수단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아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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